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정권변화에 따라 180도 바뀌는 금감원의 판단에 따라 기업과 투자자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기관의 문제다'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을 두고 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금감원은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감리를 완료하고 2015년 회계처리가 ‘고의적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내렸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가 2015년 갑자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감리결과 발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각 금감원의 감리결과에 반박하고, 최고 행정소송까지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50만원을 넘어서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36만원대 까지(3일 종가) 하락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화계처리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서 정권교체와 함께 ‘고의적 회계분식’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으며, 이는 금융기관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행위로 지적하고 있다.
한 청원자는 “이미 정상적인 회계처리임을 발표한 사안을 지금에 와서 뒤집는 금융기관은 신뢰성이 없다”며 “금융기관이 정치권의 영향과 입맛에 따라 자꾸 말을 바꾸는 형태는 잘못된 처리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금감원은 과거 자신들이 승인한 사안마저 뒤엎고 시장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는 유례없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진웅섭 전 금감원장이 지난해 2월 국회 정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 발언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는 당시 “여러 외부평가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감리는 구체적인 혐의가 나와야 가능하다”면서도 “의혹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금융위원회, 유관기관과 (감리 착수 여부를) 협의해 보겠다.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는 2015년, 2016년 반기보고서에 대한 감사나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논란에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해 입장을 선회한 적 없는 것으로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진웅섭 전 원장이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야기 한 것은 외부평가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금감원의 감리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시 진 전 원장의 답변은 원론적인 답변이었다. 이후 정밀 감리를 해보니 문제가 들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