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 아성 무너뜨린 위성호...전략가 승부수 통했다

104년 아성 무너뜨린 위성호...전략가 승부수 통했다

기사승인 2018-05-04 17:11:15

신한은행이 지난 104년간 독점해온 우리은행의 아성을 깨고 서울시 금고지기를 차지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이번 서울시 금고 선정을 두고 6개월 전부터 조직개편과 인사, 전담 TFT 등 신한은행의 전략을 직접 컨트롤해왔다. 여기에 그는 ‘통 큰 배팅’을 통해 신한은행이 104년만에 서울시 제1금고로 지정되는 ‘파격’을 달성했다.

서울시의 올해 기준 일반회계 예산은 22조4664억원, 특별회계 예산은 9조3476억원에 달한다. 기금은 2조529억원 수준이다. 제1금고는 이 가운데  32조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예산을 관리한다. 특히 서울시금고는 은행의 브랜드 파워는 물론 서울시 산하의 25개구 금고 선정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기관영업의 ‘최대어’로 평가된다.

위 행장은 이러한 서울시 금고를 104년간 차지해온 우리은행의 아성을 역으로 생각했다. 104년간 서울시금고를 차지한 우리은행의 저력을 반대로 독점에 따른 약점으로 보고 신한은행이 파고들 틈을 발견한 것. 이에 지난해부터 서울시금고 선정에 대비해 조직을 가동해 왔다.

먼저 위 행장은 지난해 말 개인그룹에 속해있던 기관영업부문을 따로 떼 그룹으로 격상시켰다. 기관영업본부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고, 기관영업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주철수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보를 그룹장으로 발탁했다. 

여기에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 제안작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해 서울시의 수요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신한은행의 전산운영 능력을 내세운 차별화된 제안을 마련했다. 또 서울시금고 입찰 설명회(PT) 일정이 당겨지자 인도네시아 출장 중 급히 귀국해 PT에 직접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다.

특히 위 행장은 치밀하게 준비된 제안과 함께 우리은행의 3배에 달하는 출연금을 승부수로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1000억원대, 국민은행이 2000억원대 출연금을 약속한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3000억원대 출연금을 제시했다.

신한은행의 6개월 전부터 준비된 제안과 3000억원대에 달하는 출연금은 결국 104년간 우리은행과 거래해 온 서울시의 마음을 움직였다. 서울시가 지난 3일 제1금고에 신한은행, 제2금고에 우리은행을 우산협상 대상 은행으로 선정한 것.

신한은행은 이번 서울시 제1금고 선정에 따라 앞으로 서울시 산하 25개 구 금고 선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서울시 25개 구는 오는 9~10월 개별 구 금고 선정에 돌입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구는 서울시 금고은행을 수의계약을 통해 구 금고로 선정했다. 더불어 서울시 제1금고 브랜드는 올해 만료되는 인천시금고 수성에서도 신한은행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서울시 제1금고를 차지한 것은 상당한 충격이다. 100년 이상 서울시와 거래해온 우리은행이 있고 시중은행이 모두 서울시금고 경쟁에 참여한 만큼 어려운 경쟁이였다”며 “서울시가 신한은행의 제안과 출연금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