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윤석헌까지, 흔들리는 금융위·금감원 공조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윤석헌까지, 흔들리는 금융위·금감원 공조

기사승인 2018-05-08 12:04:10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혼연일체’ 공조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를 두고 금감원의 ‘금융위 패싱’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은 취임 첫날 금감원의 독립 문제를 거론했다.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은 8일 취임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금감원의 독립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그는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윤 원장의 발언은 금융감독을 수행하는 금감원에 대한 금융위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융산업진흥과 금융감독 업무를 모두 담당하는 금융위의 역할을 개편해야 한다는 것.

그는 금감원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온 인물이다. 그는 가속페달 역할을 해야하는 금융위의 금융산업진흥 기능과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하는 감독정책 기능이 상충하는 것으로 지적해 왔다. 따라서 금융위의 산업·감독정책 기능의 분리를 촉구해왔다.

특히 윤 원장은 지난해 금융행정혁신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마련한 금융행정혁신 권고안에 금융위의 금융산업진흥과 금융감독 업무를 실질적으로 분리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당시 “금융산업진흥과 금융감독의 개념을 정리하여,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그의 발언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두고 터진 ‘금융위 패싱’ 논란에 뒤이어 나왔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공조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앞서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치 결과를 금융위와 협의없이 시장에 공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는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시장에 공개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금감원이 공개를 강했다는 것.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이 공조에 틈을 보이는 가운데 윤 원장의 금감원 독립성 강화 발언은 두 기관의 틈을 더울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윤 원장도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를 고려한 듯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주어진 틀 안에서 독립성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관련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감독권한을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마찰이 불가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공무원도 산하 기관이 독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금융위의 금융감독 업무가 분리될 경우 금융위의 반발과 금감원과의 갈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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