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감을 뽑는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진보 진영 후보들이 8일 단일화 추진에 전격 합의했다.
이들 후보는 애초 이날 오전 진행할 예정이었던 경선 서약식을 돌연 연기하면서 단일화에 제동이 걸리는 듯 했다.
진보 진영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박종훈 현 교육감과 차재원 예비후보가 이날 오후 4시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양 후보의 경선을 맡게 된 ‘(가칭)경남촛불교육감범도민추진위원회(상임대표 하원오‧류조환)’는 16일부터 18일까지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합원 6만여 명과 1만여 명의 시민경선인단 등 7만여 명(모바일+현장)의 투표를 통해 후보를 단일화 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이날 오전 경선 서약식 연기에 대해 “후보 단일화 전반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절차나 과정에 대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지 못한 절차상 실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새롭게 잡은 데에 대해 죄송하다”며 “(양 후보가 이견을 보인 부분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추진위의 경선 진행에 불편을 끼칠 수 있어 말씀 드리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 예비후보는 “사랑하는 사이도 결혼을 앞두고 갈등이 있듯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후보 단일화 과정이) 새로운 생명이 하나 나오는데 얼마나 고통이 따르는가를 배운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 예비후보는 “도민들의 열망을 담아 아름다운 경선을 진행하고 경선 속에서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공약들을 도출하겠다”며, 박 교육감도 “통 큰 결단을 내려준 차 예비후보에게 감사드리며,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도민들에게는 희망을, 아이들에게는 미래를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추진위과 이들 후보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 혁신과 안전‧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진보교육자치 2기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학교는 인재를 길러내는 곳으로, 지식 능력만을 잣대로 한 획일적 기준은 낡은 것”이라며 “개성과 특성이 존중돼야 한다. 이는 개인의 노력이 아닌 시스템으로 체계화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보수 진영 후보로 나선 김선유‧박성호‧이효환 예비후보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발표했지만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단일화가 불발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만약 양 진영 간 후보 단일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6월13일 치르는 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진영 후보 간 일대일 구도의 ‘빅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