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가 확정되며 ‘한반도 해빙무드’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가교 역할을 하며 비핵화 등 주요 이슈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가 전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디데이를 줄여가고 있다.
▶세기의 관심 된 文·金·트럼프 대화
5월 13일은 지방선거가 꼭 한 달 남은 날이지만 한창 갑론을박으로 떠들썩해야 할 정치권은 선거 못지 않게 북미 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최근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3명을 송환 조치한 데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하며 북미대화에 앞서 의지 천명에 나섰다. 북한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정상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이행조치를 이른 시기에 보였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남북정상회담 약속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풍계리 폐쇄 결정 소식을 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감사하다. 매우 품위있는 행동”이라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취임 후 벌써 4번째 만남이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비핵화 가이드라인과 함께 한미 공조방안을 세밀히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남은 지방선거… 뜨뜻미지근한 정치 공방
적어도 다음달 12일까지는 북한 비핵화를 골자로 한 한북미 대화국면이 사회·정치의 주요 이슈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북미정상회담 바로 다음날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3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빅 매치’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전도 지금까지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성공적인 외교 행보가 자연스럽게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 드루킹 댓글조작 논란의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혜경궁’ ‘형수 욕설’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모두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공약들이 자칫 ‘이슈 묻히기’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있다. 이제껏 지방선거에서는 무상 급식이나 반값 등록금과 같이 후보의 생각 면면을 살필 수 있는 토론의 장이 열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더군다나 현재 각 당은 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정책공약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