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 오달수, 이서원에 이어 윤태영까지. 올해만 벌써 네 번째 하차 소식입니다. 드라마를 촬영 중이던 배우가 불명예스러운 일로 하차하는 일이 연달아 일어난 것이죠. 공교롭게도 모두 tvN 드라마입니다.
윤태영은 지난 13일 오후 8시쯤 서울 논현동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 접촉 사고를 내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윤태영은 교통사고 직후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연락처를 준 뒤 현장을 떠났습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윤태영은 다음날인 14일 오전 2시쯤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 당시 윤태영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9%였지만 경찰은 사고 이후 시간이 지난 점을 고려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 취소 수준인 0.140%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20일 윤태영의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소속사 갤러리나인 측은 “이번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켜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tvN ‘백일의 낭군님’ 제작진은 “내부 논의를 통해 윤태영 씨 하차 후 해당 배역을 다른 배우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체 배우는 현재 미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불과 3일 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배우 이서원이 성추행 및 협박 혐의로 지난달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드라마에서 하차한 것이죠.
이서원은 지난달 16일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 연예인 A씨에게 키스 등 신체 접촉을 시도하다 거부당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신체 접촉을 시도했죠. A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자, 화가 난 이서원은 흉기로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건 사실이 알려지자 이서원 소속사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측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제작진은 17일 “지난 16일 늦은 저녁 소속사로부터 해당 사실에 대해 통보를 받았다”며 “내부 논의를 통해 이서원의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죠. 이후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배우 김동준을 빠르게 대체 투입해 촬영을 진행 중입니다.
조재현과 오달수도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돼 각각 '크로스',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한 바 있습니다. 조재현은 연이은 미투 폭로가 이어지자 방송 중이던 '크로스'에서 급하게 하차했습니다. 이후 DMZ국제영화제 위원장과 수현재씨어터 운영 등 모든 활동을 멈추고 자숙하고 있죠. 오달수도 과거 성추행 폭로로 상당 부분 촬영을 진행한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하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죠.
배우들의 추문은 출연 중이었거나 출연하려고 했던 작품들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피해를 떠안는 건 방송가와 제작진, 동료 배우들의 몫입니다. 제작진은 촬영한 분량을 모두 지워야했고 새로운 배우를 섭외해야 합니다. 배우들도 촬영한 내용을 다시 찍어야 하고, 드라마 내용이 수정되는 것을 감수하기도 합니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하차한 배우들의 얼굴과 그들이 저지른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때문이죠.
사고를 친 배우들이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건 필연적인 일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지는 최소한의 행동이죠. 하지만 출연 계약을 맺고 촬영을 시작한 배우라면, 그 이전에 책임감을 가져야 했던 것 아닐까요. 자신의 행동이 작품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