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 공조를 통해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 등의 제3국 변수를 최소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례적으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그에게(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러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변인의 발언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동에 대해 “나는 어제 있었던 (북한과) 러시아 측의 만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회동의 목적이 무엇이었을까”라면서 “긍정적인 회동이었다면 나도 좋아할 것이고, 부정적인 회동이었다면 나로서는 즐겁지 않다”고 말한 것과 연관이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추가 적인 회담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북미회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미회담을 두고 국제적인 발언권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라브로프 장관을 통해 김 국무위원장을 올해 9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자국을 정전협상의 당사자로 충분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나 중국의 개입으로 북미회담이 본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5일(현지시간) 개인SNS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북한과의 만남이 바라건대 뭔가 큰 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