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감 선거, ‘Me Too’ 진실공방에 ‘치킨게임’ 될라

경남도교육감 선거, ‘Me Too’ 진실공방에 ‘치킨게임’ 될라

기사승인 2018-06-07 17:23:25

 

613 지방선거를 일주일 남겨두고 경남도교육감 선거에서 불거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양측이 공방을 주고받으며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자 승자 없는 치킨게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사태의 발단은 경남도교육감 후보로 나선 이효환 후보가 지난 5일 미투 폭로 기자회견을 열면서 시작됐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1년 전인 20072월께 도교육청 급식 사무관으로 근무하던 자신의 부인이 당시 교육위원이던 박종훈 후보한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박 후보가 교육감 재선이 확정되는 분위기여서 이런 후보가 교육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심정에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즉각 반박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명백한 낙선용 허위사실로, 이런 가짜뉴스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는 것 같다미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으로, 이 후보를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후보 간의 미투 설전은 결국 고소고발로 이어졌다.

지난 5일 박 후보 측은 허위사실 혐의로, 이 후보 측은 성추행 혐의로 서로를 고소고발했다.

박 후보 측이 이같이 반박하자 다시 이 후보의 부인이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직접 언론에 모습을 보이며 재반박하고 나섰다.

이 후보 부인은 7일 오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생 가슴에 못이 박힐 만큼 아프다. 피눈물 나는 심정으로 미투를 고백하겠다이런 사람이 교육감이 되면 경남교육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 부인은 가해자 박종훈에게 다시 묻겠다. 진실은 덮는다고 없어지지 않는다지금도 악성댓글로 상처 받고 있지만 정의와 불의를 밝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은 이날 기자회견 후 2007년 당시 박 후보와 이 후보의 부인과 함께 저녁을 먹은 여성 공무원과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은 지난 5일 이 후보의 미투 폭로 기자회견 직후 통화한 내용이다.

녹취록에서 이 여성은 “11년 전 일이라 기억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언니(이 후보 부인)가 성추행 피해 후 박종훈 교육위원에게 강제 키스와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 연락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 측에서 미투 폭로를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박 후보 쪽에서 아마 이런 각오는 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훈 후보 역시 이날 이 후보 부인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후보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 치고 너무도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지지율 최하위 후보가 지지율 1위 후보를 상대로 흑색선전하는 목적은 너무나 뻔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허위 주장과 민망한 일방적 주장이 담긴 녹취까지 나도는 지금 그냥 있을 수는 없다이들이 주장하는 그런 일은 결단코 없었다. 그 어떤 부끄러운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허무맹랑한 소설을 만들어 교육감 선거판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소설을 쓰지 말아 달라. 저와 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렇게 한다고 해서 현재 선거 판세가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바뀌지 않는다끝까지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며, 선거가 끝나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미투 고소와 관련해 박종훈 후보가 실제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됐더라도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돼 피고소인이 처벌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저희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 박 후보의 처벌 목적보다는 성추행 사실을 가짜뉴스, 허위사실이라고 매도하니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도교육감 후보인 박성호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종훈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성호 후보는 미투 의혹이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후보직과 교육감직을 사퇴하고 조금이라도 교육자의 양심이 있다고 도민과 교직원, 학부모, 학생들 앞에 석고대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0만 학생을 책임지는 경남교육의 수장을 뽑는 도교육감 선거가 코앞인데도 정책공약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결국 승자 없는 치킨게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3)씨는 교육감 선거가 혼탁한 네거티브 선거가 되면서 유권자들은 교육 정책이나 공약이 아닌 의혹에만 관심이 가는 게 불편한 사실이라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솔직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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