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은 조선백자 달 항아리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조선 백자는 아름다움이 절제돼있지만 존재감이 강력한 것처럼 고층빌딩이 많고 유동인구가 시끄러운 곳에서 고요함을 간직한 건물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4일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을 설계한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는 “단순히 소속 직원들의 업무공간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이 돼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연면적 18만8902㎡(약 5만7150평), 지하 7층에 지상22층으로 이뤄져있다. 이 중 지하1층에서 지항3층까지는 외부에 공개돼있으며 오설록 1979, 이니스프리그린카페, 미술관 APMA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사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치퍼필드는 사옥 곳곳을 소개하며 연결·개방·소통이라는 세 키워드를 언급했다.
치퍼필드는 “이곳에 와서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접했다”면서 “이 공간이 사람들을 부드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처음 사옥 외관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치퍼필드는 주변지역과 조화를 이루는 곳에 중점을 뒀다. 그는 “건물이 서울이라는 도시에 녹아들 수 있을지를 고민한결과 ‘백자 달항아리’에서 답을 찾았다”면서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존재감은 강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따.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역할에 대해서 언급했다. 치퍼필드는 “신사옥은 작은 마을의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1층 사방에 문이 나 있어 사람들을 공용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안내하고 있고 미팅장소와 공중 공원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처 용산 가족공원이 완성된다면 도시와 공원을 이어주는 게이트웨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추후 영화제 개막식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의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치퍼필드는 “신사옥은 안에서 일하는 사람과 외부 시민 모두에게 너그러움을 심어주는 건물로, 회사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