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기회의 땅’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1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7000억원대까지 급성장했다. 성장세를 볼 때 오는 2020년까지 무리 없이 1조원대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꽃길’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2017년 12월 기준 국내 등록된 생수 제조업체와 해외 생수 수입업체는 130여곳에 이른다. 각 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 브랜드 숫자만 200여가지를 훌쩍 넘는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생수 제조업체들은 매년 10%대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정용 생수시장 규모는 약 26조원대로 국내 시장의 26배에 이른다. 음료 시장에서의 생수 점유율도 2010년 38%에서 지난해 50%를 넘어서며 생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성장률에 비해 인구 대비 생수 소비량이 낮다는 것은 국내 기업으로서는 호재다. 중국의 1인당 생수 소비량은 30.1ℓ로 한국 62ℓ의 절반에 그친다. 세계 평균이 39.0ℓ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이는 중국이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담수자원 확보율이 7%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5200여개에 달하는 중국 전역의 지하수 수질 검사에서 ‘우량’ 판정을 받은 곳이 9.1%에 불과하다는 것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현재 중국 시장 내 국내 생수제품의 성적표는 좋지 않다. 코트라 선전무역관에 따르면 중국내 한국산 생수는 2015년 342만달러에서 지난해 49만달러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 순위도 3위에서 7위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대(對)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중·고가 제품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국 내 대표 저가 생수인 캉슬푸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1.6%에서 지난해 7.3%로 감소한 반면 중·고가 생수 이바오 점유율은 같은 기간 6.7%에서 10%로 증가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저가 생수시장은 중국 내 자국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고 초고가 프리미엄 생수는 점점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국내 생수제품 성공 여부는) 중·고가 시장에서의 전망이 가장 밝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