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범운영…처벌 조항·비금융계열사 출자 빠졌다

삼성·현대차 등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범운영…처벌 조항·비금융계열사 출자 빠졌다

기사승인 2018-07-01 12:00:00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삼성, 한화, 교보, 미래에셋, 현대차, DB, 롯데)를 대상으로 7월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가 시범운용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는 개별 금융사의 건전성이 금융사가 속해있는 그룹의 리스크로 인해 훼손돼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개별 금융사가 속한 그룹의 리스크 및 건전성 등을 전체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시범 운용을 위해 수정과정을 거친 모범규준 초안을 사전공개하고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사전공개된 모범규준 초안은 금융그룹의 건전성을 평가할 자본적정성 산정기준, 위험관리실태 평가기준 등을 담고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범운용에 따라 복합금융그룹은 금융그룹내 대표회사를 선정해 그룹 리스크관리정책의 수립, 관리체계 구축 등 금융그룹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 한다. 7개 금융그룹의 대표회사는 각각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대우, 현대캐피탈, DB손해보험, 롯데카드로 결정됐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표회사는 그룹의 ▲자본적정성 ▲내부거래 및 위험집중 ▲위험의 전이 등 3개 영역에 대한 관리를 실시하고, 그룹 소유·지배구조 등 주요현황, 그룹 위험관리체계 관련 사항, 재무건전성 관련 사항, 그룹 내부거래·위험집중 관련 사항 등을 보고,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위험관리가 부실한 복합금융그룹에 대해서는 1단계로 자본 확충, 위험자산 축소 등 경영개선계획의 수립을 권고할 예정이다. 2단계로 경영계선계획의 이행이 부실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금융그룹이라는 명칭 사용이 금지되고, 계열사 주식 처분 등을 통해 복합금융그룹을 한 업종만을 영위하는 동종금융그룹으로 전환하는 조치가 취해진다.

다만 이번 시범운용에서는 ‘동종금융그룹 전환명령’과 ‘금융그룹 유사명칭 사용금지’ 등 모범규준 미 준수에 따른 대부분의 제재 사항이 제외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이고, 모범규준 미준수에 따른 행정처분은 국회의 입법과정이 필요해 시범운영에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시범운영에서는 복합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할 때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인 ‘집중위험’ 항목이 빠졌다. 집중위험 항목은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 등 비금융계열사 출자, 대주주와의 거래, 산업별·지역별 위험노출액 등 금융그룹의 금융위험이 특정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된 것을 반영한 항목이다.

따라서 시범운영 기간에는 삼성생명 및 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한 금융위의 직접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 집중위험 항목 역시 국회의 입법과정을 거쳐 ‘통합감독법’이 제정된 이후 자본적정성 평가에 반영된다.

아울러 집중위험 항목을 제외한 7개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은 당국의 기준치를 모두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집중위험 항목을 제외하고 7개 금융그룹에 대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범운영 결과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모두 기준치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말까지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의 시범운영을 통해 금융그룹의 자본을 평가할 세부기준을 확정하고, 내년 4~6월 금융그룹에 대한 첫 자본적정성 평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을 위해 선행되야 할 ‘통합감독법’도 올해 정기국회 이전에 발의할 계획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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