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홧김에 남편을 살해한 60대 아내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한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며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살인의 고의, 정당방위 또는 불가벌적 과잉방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수법, 범행을 전후한 행동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범행이 심신장애의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 조치는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3월23일 오전 1시30분 강원도 삼척시 자신의 집에서 무게 2.5~3kg 가량의 장식용수석으로 남편 B(61)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남편은 A씨가 모임에 갔다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했고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여러 번 보냈는데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A씨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고 유리잔을 집어 던졌다.

A씨는 1심에서 37년간 칼에 찔리고 베이는 것을 포함해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당해왔다며 사건 당일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 살해한 것이므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