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종합] ‘공작’의 두 가지 관전 포인트, 無 액션과 남북 관계

[현장 종합] ‘공작’의 두 가지 관전 포인트, 無 액션과 남북 관계

‘공작’의 두 가지 관전 포인트, 無 액션과 남북 관계

기사승인 2018-07-03 13:11:04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부산 배경 마피아 영화, ‘군도’에서 지리산 배경 서부 영화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던 윤종빈 감독이 이번엔 액션 없는 남북 첩보 영화 ‘공작’를 선보인다.

‘공작’은 1990년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황정민)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미 지난 5월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린 부문에 초청되며 첫 공개됐다.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를 비롯해 현지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우연에서 출발했다. 3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공작’ 제작보고회에서 윤종빈 감독은 “예전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다가 흑금성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첩보활동이 있구나 싶어서 너무 놀라웠다.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한 영화”라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이어 “흑금성이 북한에 진입하는 장면이 영화의 핵심포인트”라며 “평양에서 촬영할 수 없어서 고심을 많이 했는데 신경을 많이 쓴 덕에 의도했던 대로 구현할 수 있었다”고 예고했다.

이날 감독과 배우들이 설명한 ‘공작’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액션 없는 첩보물에 도전한 것이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처럼 액션 없이도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첩보 영화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한국 영화로서는 신선한 시도다.

윤 감독은 “정공법으로 가자고 했다. 대화가 주는 긴장감을 콘셉트로 하자고 했다”며 “대본 리딩할 때 배우들에게 액션신 없지만 대화 장면을 액션처럼 느끼게 하고 싶다고 했다. 나에게도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당연히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윤 감독은 “나 역시 사실적인 연기 톤과 릴렉스한 연기를 좋아하지만, 이 영화는 그럴 수 없었다”며 “배우들에게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디렉션을 연기해줘서 대견하고 고맙다. 어렵고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해 현장의 어려움을 상상하게 했다.

주연을 맡은 배우 황정민도 같은 생각이었다. 황정민은 “우리 영화는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를 속고 속이는 ‘구강 액션’으로 긴장감을 유발한다”며 “평소에 쓰는 단어도 아니었고 상대방에게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말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은 캐릭터의 속내를 알아야 한다. 이런 중첩된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하나는 영화가 갖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다. 윤종빈 감독은 ‘공작’의 본질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화해”라고 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지난 20년간 이어진 남북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으로 물꼬를 튼 시기부터 현재의 한반도와 앞으로의 남북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황정민과 함께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출연하는 윤종빈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공작’은 다음달 8일 개봉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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