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18’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은 25.8명으로 OECD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째 1위의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정신건강 관리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최근 열린 국가건강검진위원회에서는 청년 세대의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40·50·60·70세에만 시행하던 정신건강검사(우울증)를 20세와 30세에도 확대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으로 진료 받은 18세 이하 아동·청소년들의 전체 진료 인원은 2015년 15만5318명, 2016년 15만7954명, 2017년 16만544명 등 최근 3년 사이 3.4%(5226명)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최근 3년간 남성이 총 31만3175명으로 여성 16만641명보다 1.9배가 많았다. 반면 증가율은 여성 환자 증가율이 7.7%로, 남성 환자 증가율인 1.2%보다 6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17년 기준 정신질환으로 진료 받은 연령별 현황을 보면 18세가 1만660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7세 1만5819명 ▲16세 1만3123명 ▲10세 1만285명 ▲15세 1만241명 ▲7세 1만129명의 순이었다.
정신질환 분류별로는 ▲운동과다장애(4만7448명) ▲우울에피소드(1만9813명) ▲틱장애(1만3138명) ▲전반발달장애(1만2824명) ▲기타불안장애(1만2007명)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1만1271명) ▲말하기와 언어의 특정 발달장애(1만1109명) ▲소아기 및 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하는 기타 행동 및 정서장애(7806명) ▲소아기에만 발병하는 정서장애(6289명) ▲경도정신지체(5360명) ▲조현병(1272명) ▲조현정동장애(151명) ▲조현형장애(43명) 등으로 나타났다.
인재근 의원은 “최근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지며 빨간불이 켜졌다. 정신건강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대책은 물론 사회적 관심과 책임이 절실히 필요하다.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서 예방과 관리, 치료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신적 고통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인재근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년~2016년)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평균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9명이었으며 성별로는 남성이 10만 명당 2.2명으로 여성 1.6명보다 1.4배 높았다.
연령별 평균으로는 18세가 가장 높은 8.3명이었으며 17세 6.6명, 16세 5.2명 등이었다. 같은 기간 자살 시도자 수는 총 5377명이었으며 연령별로는 18세가 1408명으로 가장 많았고 17세 1316명, 16세 1098명, 15세 678명 등의 순이었다.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는 정신적, 정신과적 문제(443명)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두 번째로 높은 원인인 ‘가정문제’보다 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내 상담센터는 개인정보 노출 불안에 학생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고,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경우 아동,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성장기 청소년들이 스스로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건강 대책이 육체적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대책은 부족해 대부분은 고비용의 정신건강상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하거나, 부모 동행 없이 청소년들이 고민이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