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소재로 성공한 작품 뒤엔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가 뒤따른다. 최근엔 타임슬립과 복합장르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재미만 있다면 괜찮다”는 시청자도 있지만, “또 같은 소재냐”고 비판하는 시청자도 있다. 이야기의 소재 자체보다는 풀어내는 방식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tvN 새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도 심판대에 오를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현실의 고단함에 치여 다툼이 심해진 부부가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한다’는 설정을 지난해 방송된 KBS2 ‘고백부부’에서 이미 봤다. 비슷한 이야기를 또 봐야 하는 이유에 설득력이 있는지에 따라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tvN ‘오 나의 귀신님’과 MBC ‘역도요정 김복주’로 찬사를 받은 양희승 작가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고백부부’가 나오기 전에 이미 써놓은 대본이고, 초반 설정만 비슷할 뿐 전개 과정이 전혀 다르다는 얘기였다.
25일 오후 2시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아는 와이프’ 제작발표회에서 양희승 작가는 “아무래도 부부 얘기에서 출발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에 있어 유사점이 있다고 느끼실 것 같다”면서 “‘아는 와이프’는 ’역도요정 김복주‘를 하기 전에 기획해서 제작사와 공유했는데 ’고백부부‘가 먼저 나왔다”고 밝혔다.
양 작가는 “그래서 ‘고백부부’를 유심히 봤다”고 했다. 부부의 이야기는 비슷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이 다르다고 봤다. 또 양 작가는 “'고백부부'는 과거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지만, '아는 와이프'는 과거의 선택에 의해 바뀐 현재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라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주제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고백부부’와 차별화 되는 설정은 또 있다. 양 작가는 KCU은행 6년차 대리인 차주혁(지성)을 통해 직장으로서의 은행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릴 예정이다. 앞서 ‘오 나의 귀신님’에선 레스토랑, ‘역도요정 김복주’에선 체대를 배경으로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세밀하게 그려낸 바 있다.
양 작가는 “또 다른 차별화 전략 중 하나는 오피스 코미디”라며 “은행원에 대해 조사하고 인터뷰하고 현장도 가봤는데 일반적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샐러리맨들이 직장 생활과 애환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 번의 선택으로 달라진 현재를 살게 된 인물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아는 와이프’는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후속으로 다음달 1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