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공항에서 빈 비행기를 훔쳐 조종한 후 추락해 숨진 항공사 지상 직원이 사망하기 몇 분 전 관제탑과 나눈 통신 내용이 공개됐다.
11일(현지시간) 시애틀 타코마 공황 관계자들에 따르면, 호라이즌 에어 소속의 29살 남성 리처드 러셀은 이날 호라이즌 에어 소속 Q400 터보프롭 한 대를 훔쳐 이륙한 뒤 90분 비행 후 퓨젓사운드만에 위치한 케트런 섬에 추락했다. 승객은 타고 있지 않았다.
공항 관제탑 직원들은 사망하기 몇 분 전 그가 자신을 ‘그냥 망가진 남자’라고 말하며 자신의 행동에 사과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러셀은 호라이즌에서 2015년부터 2인1조가 되어 항공기를 견인하거나 화물을 내리고 싣는 일, 비행기 청소하는 일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물 위로 가깝게 날았으며 에어쇼를 위해 연습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카운티 경찰은 러셀이 조종사 면허증이 없는 것으로 볼 때 테러가 아닌 자살 사건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찰은 “대부분의 테러리스트들은 (이 비행기처럼) 물위로 공중 제비하듯 날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러셀은 관제탑과의 교신에서도 “비행기를 돌려서 착륙해 땅에 있는 누구도 해치지 말자”는 관제사의 말에 “난 모르겠다.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일이 이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답했다. 대화중 그는 “올림픽(산맥)을 가서 보기 위해 비행기에 연료를 넣었다”고 말했다. 올림픽 산맥은 약 100마일(약160㎞) 떨어져 있었다.
그는 인근의 군사기지에 착륙하라는 말을 거부하면서 “나에 대해 신경 쓰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런 일을 한 것을 듣고 그들이 실망할 거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 각각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그냥 망가진 남자, 몇 개 나사가 느슨한 사람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정말 몰랐다”고 한탄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