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당위성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회 등에서 조율에 나서기도 했지만 서로의 주장이 강해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만간 이 같은 균형이 깨질 전망이다.
대한한의영상학회(공동학회장 박성우, 송범용)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본격적인 한의영상의학 교육을 위한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센터(이하 한의영상교육센터)’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개소한 한의영상교육센터는 ▶임상 한의사 대상 한의영상의학 상시교육 ▶한의과대 영상의학 교육연계 ▶관련 교재 및 자료제작 ▶지역별 학회활동 지원 ▶한의계 타 학회 및 의학과의 교류 활성화 ▶의료기기 개발 및 보건향상을 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학회는 이날 센터 개소로 학회가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고 선언했다. 그간 초음파 영상진단 관련 교육과 지원에만 치중해왔던 학회가 센터를 설립해 상시 교육이 가능해지고 보다 체계적인 영상진단 교육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배경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송범용 회장(우석한의대 교수)은 “최근 전국 한의과대학에서도 영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며 “센터 개소로 한의계 요구와 현실을 반영해 영상의학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의계는 교육센터 개소로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 제도적 규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한의학 수준을 높이는 것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대한민국 의료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제도만 탓하고 현실을 외면할 수 없으며, 법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을 인정받고, 한의학 진료를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보편적 의료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주의 서울시한의사회장도 “센터개소는 한의계의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중요하고 기쁜 일”이라며 “말로 외치고 주장하는 것은 생각만 있으면 할 수 있지만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며 센터개소에 애쓴 학회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