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HUG 쌍방향규제…건설업계, 시장 왜곡 우려

기사승인 2018-09-04 04:00:00

출처=연합뉴스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한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쌍방향규제가 부동산 시장을 옥죄고 있다. 국토부는 투기꾼을 잡고자 규제 강도에 따라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해 3중망 규제를 펼치고 있다. HUG는 고분양 관리지역을 지정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분양 보증 규제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시장 규제가 결국 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서울 15개구와 경기 하남시 등 집값 급등 지역의 투기를 잡고자 규제 강도에 따라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해 3중망 규제를 펼치고 있다. 3중망 에 걸려들면 분양권 전매 금지 등 주택 거래가 제한되고, 양도세 중과 등 세금 부담이 커지며,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혜택도 줄어들게 된다.

이와 함께 HUG는 지난해 4월부터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 기준'을 마련해 분양가 상승에 따른 시장 상황의 위험성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 아파트가 고분양 관리지역에 해당하는 경우 분양 보증이 거절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토부와 HUG의 이같은 규제가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옥죄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HUG의 분양가 보증 규제의 경우 로또아파트 등의 문제를 불러일으켜 결국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HUG는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분양가를 제한하고 이에 맞추지 않으면 보증을 안 해주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HUG의 본업은 시장에 규제를 가하는 게 아니라, 계약자 보호를 위한 분양 보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양가 산정 기준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며 “인근단지를 기준으로 산정한 분양가와 시세 차이는 클 수밖에 없고, 결국 이로 인해 로또분양과 같은 시장 왜곡현상이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는 “분양가를 주변에 비해 크게 낮춰버리면 투기 수요가 늘어 로또청약을 계속해서 부추기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가격을 정상화시키고 세금을 확실하게 걷는다면 현재와 같은 과열현상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 기준들을 보면 자의적 기준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분양가 사업장은 3.3㎡(1평)당 분양가가 ‘인근기준'과 ‘지역기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인근기준은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분양가·평균매매가의 110%를 초과하는 경우다. 지역기준은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최고 분양가가 해당 지역에서 입지, 세대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 최고 평균분양가·최고 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