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사격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경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부젤라 응원 도구가 등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부젤라는 긴 나팔 모양의 플라스틱 악기로, 사람이 입으로 불면 ‘부~부~’하는 소음을 유발해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사격장에선 반입이 금지된 물품 중 하나다.
지난 3일 오후 12시15분께 남자 시니어 10m 공기소총 경기가 진행된 결선경기장에서 ‘부~부~’ 소리가 발생했다.
이 소리의 정체는 응원석에 있던 한 외국인이 부부젤라 모양의 악기를 불면서 나는 소리였고, 공교롭게도 이 악기로 응원하던 남성 국적의 선수가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부젤라 응원 소리는 다음날인 4일에도 다시 들렸다.
오후 1시15분께 열린 여자 시니어 10m 공기권총 결선경기장에서도 ‘부~부~’하는 소리가 경기장에 울렸다.
응원석에 앉은 외국인이 경기가 치러지는 도중 수시로 부부젤라를 부는 장면이 주변에 목격됐다.
문제는 부부젤라처럼 소리가 큰 응원 도구는 경기 운영이나 진행에 방해할 가능성이 있어 대회 반입 금지 품목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반입 금지 품목에는 부부젤라 외에 꽹과리, 징, 확성기뿐만 아니라 액화가스. 총탄류, 모의권총 등도 포함돼 있다.
앞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사격 경기가 치러지는 도중 응원하는 도중 부부젤라를 부는 일이 생겨 큰 논란이 일었다.
이 당시 부부젤라 소리 때문에 음향에 반응하는 전자표적(과녁) 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대회 운영을 맡고 있는 조직위원회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에서 외국인이 부부젤라를 불며 응원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며 “이 사안은 경기 총책임자(TD)가 최종 판단할 문제인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입 물품 검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시민 이모(29‧여)씨는 “부부젤라는 반입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경기장에 가지고 들어와 불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칫 ‘페어플레이어’라는 대회 정신에 어긋날 수 있으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안업체 한 관계자는 “실제로 검색할 수 있는 인원이 적재적소에 배치됐는지 의문스럽다”며 “검색대에서 반입되는 물품을 미리 차단시켜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