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활성화 문제 없다던데...3조 진입 실패한 벤처펀드

코스닥 활성화 문제 없다던데...3조 진입 실패한 벤처펀드

기사승인 2018-09-06 01:00:00

코스닥벤처펀드가 3조원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 4월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는 출범 직후 한 달 만에 설정액이 2조원을 돌파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설정액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하면서 지난달 말 출시 후 처음 설정액이 감소한 것이다. 설정액이 줄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투자금을 회수했다는 얘기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 수는 전월 대비 1개 늘어났지만, 펀드 설정액은 감소했다. 펀드 운용사는 공·사모를 합해 97개, 펀드 수는 전월 대비 1개 늘어난 228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은 한 달 만에 0.76% 감소한 2조9628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시장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이 결정된 펀드다. 코스닥 시장 공모주 우선 배정,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주는 대신 혁신·벤처기업에 자산의 절반을 투자하도록 한다. 유망 벤처기업에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코스닥벤처펀드가 나온 후 한 달간 투자금 유입 증세는 가팔랐지만 이후 투자금 증가 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코스닥벤처펀드 상품(공모+사모)의 설정액(누적)은 출범 2주 만인 4월 16일 1조1151억원까지 증가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출범 한 달 만인 5월 2일 2조1980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설정액 증가 폭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6월 말과 7월 말 각각 전월 대비 6.35%, 1.50%로 쪼그러들었다.

펀드 운용사(공모+사모)도 초기 32개에서 출범 한 달만에 77개로 급증했지만 6월 말과 7월 말 각각 전월 대비 5개(펀드 운용사 92개), 5개(펀드 운용사 97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편드 수도 출범 한 달만에 3.5배 증가해 163개를 기록했다. 이후 전월 대비 6월 말 16개(펀드 수 219개), 7월 말 8개(펀드 수 227개)로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하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위는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해 적격기관투자자(QIB)에 등록된 무등급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채권을 신용 등급 평가가 없더라도 공모 코스닥벤처펀드 편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투자 가능 대상을 확대한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사모 펀드는 무등급채권을 담을 수 있지만, 공모 펀드는 무등급채권을 담을 수 없어서 그동안 불만이 많았다. 그동안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에서 무등급채권을 받지 않도록 했지만, 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적격 판단을 받은 곳에 한에 규제완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규제완화에 대한 여부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자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등 외생변수에 따른 코스닥 시장 침체와 바이오업종의 침체를 수익률 부진 원인으로 지목한다.

NH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시장 부진과 바이오업종의 침체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생변수가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의견도 있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공모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CB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종목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코스닥 시장 상황이 벤처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펀드 투자금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지만 벤처펀드 투자금이 어느정도 달성됐기 때문에 투자금이 안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세제적격을 위한 운용규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기 위해 더 이상 팔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공모 펀드는 더 이상 팔고 있지 않다. 코스닥벤처펀드는 3조원이 한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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