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드비의 사라 수경 대표가 격주로 와인에 대해 쉽고 친근한 설명을 글과 영상으로 전합니다. 와인의 매력에 함께 풍덩 빠져볼까요?_편집자 주
“이 와인은 블랙커런트, 허브 향이 날거에요. 이건 오렌지 껍질과 흙 아로마가 느껴지죠? 잠깐, 스월링 해서 드셔야 합니다.”
‘허브 향이 안 나는데 어떡하지? 블랙커런트는 도대체 뭐지? 잔은 돌려야한다고?’ 와인을 채 마시지도 않았는데 머리는 복잡해집니다. 와인은 즐기기 위해 만든 포도주죠. 그런데 언제부터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게 된 걸까요?
와인은 기원전부터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사람들이 매일 마시던 포도 과실주입니다. 네, 와인은 ‘포도’ 로 만든 과실주, 즉 술이란 거죠.
흙냄새나 딸기 향이 난다고 해서 흙과 딸기를 섞어서 만든 술은 절. 대. 아닙니다! 100% 포도로 만들어져 기후와 토양, 발효 및 숙성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이 나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포도로 와인을 어떻게 만들까요?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가을에 벼를 추수하듯 먼저 일 년 동안 재배한 포도를 9~11월 사이 수확합니다. 포도밭이 가장 바쁠 시기죠. 저도 어렸을 때 포도 수확을 도왔는데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작지만 과즙이 가득한 포도를 딸 때마다 입에 넣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바구니에 담았던 기억이 납니다.
포도를 수확한 후에는 발효를 해야 합니다. 커다란 콘크리트나 스테인리스 탱크에 포도를 쏟아 붓고 즙(주스)으로 만들죠. 불어로는 이 과정을 ‘vinification’ 이라고 부릅니다. 직역하면 ‘와인화’ 혹은 ‘와인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뜻이에요.
자연적으로 포도에서 나오는 효모와 당이 만나는 과정인데요. 배고픈 효모는 당을 먹기 시작하죠. 수시간, 며칠 동안 효모가 당을 소비하면 포도즙은 ‘포도 알코올’로 변하게 됩니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즙만 발효시켜 만듭니다. 레드 와인은 포도의 즙·껍질·씨 등과 포도 줄기를 다 같이 섞어 발효를 시킵니다.
발효 후 와인에 따라 참나무 통(오크통, 프랑스어로는 ‘barrique’)에 수개월간 숙성을 시킵니다. 그러면 나무의 독특한 향이 와인에 스며들어 매력적인 아로마로 표현된답니다.
그리고 나면 와인을 즐기기만 하면 되죠. Santé~
수드비 사라 수경 대표 soodevi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