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제주과고를 마지막으로 2019학년도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올해는 과고 경쟁률은 고입동시실시, 2022학년도 대입전형 개편 등의 이슈로 인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서접수 마감 결과 전년대비 741명의 지원자가 증가해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다.
◇평균경쟁률 3.54:1, 최고 경기북과고 8.53:1, 최저 경산과고 2.27:1
2019학년도 과학고 경쟁률은 평균 3.54:1로서 전년도 3.09:1에 비하여 소폭 상승했다. 경쟁률 상위 Top3는 전년도와 동일한 순서를 보였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경기북과고로 8.53:1을 기록하였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서도 대폭 상승한 결과로서 2016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2016학년도 7.96:1, 2017학년도 7.35:1, 2018학년도 6.85:1) 그 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한성과고로서 4.25:1을 기록하였다.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고교는 창원과고로서 3.83:1 이었다.
세종과고는 2019학년도 원서접수에서 전년대비 지원자가 181명이 늘어 3.80: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가장 경쟁률 상승 폭이 큰 결과를 보였다. 지원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고교는 세종과고, 경기북과고, 충남과고, 경북과고, 대전동신과고 순이었다.
◇올해 과고 경쟁률 상승 원인은?
과고 경쟁률은 최근 꾸준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2019학년도에는 2017학년도 경쟁률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올해 처음 실시되는 고입동시선발의 영향이다. 전기에 모집하던 자사고 등이 후기 모집으로 변경됨에 따라 중3 수험생들이 고려할 수 있는 고입 선택지가 줄어들어,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 많은 이들이 과고에 지원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지난 8월 17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전형 구조 개편안’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모집인원이 확대됨에 따라 일반고보다는 자사·특목고가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과고 원서접수를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교육부의 발표와 많은 보도들이 과고 경쟁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한성과고의 일자별 경쟁률을 예를 들어 살펴보자.
2019학년도 한성과고 원서접수 기간은 8월 16일부터 20일까지였다. 그 중 주말을 제외한 16, 17, 20일이 실제 지원 가능한 일자였음을 고려할 때 17일의 지원자 증가 인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년도 일자별 경쟁률을 살펴보더라도 2일차의 지원자가 1일차에 비해 많은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올해 한성과고 2일차의 지원자 증가현상은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는 16일까지는 한성과고 지원을 관망하던 수험생들이 17일 오전 교육부 발표 이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3일차에도 251명이 지원한 것은 전년도 3일차 지원인원에 비해 약 63% 증가한 것으로 교육부의 발표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원인 외에도 한 가지 더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올해 중3 학생들의 인원 수 이다. 학교알리미 공시 기준(2018년 9월 7일 확인) 현재 중3 학생수는 46만6866명으로서 전년도 학생수 45만7194명 대비 9672명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지역별로 중 3학생수의 1.1%내외의 인원이 과고에 지원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와 유사한 비율의 인원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모집인원이 전년과 동일했으므로 경쟁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서접수 이후 과고 입시 대비 방법은?
과학인재양성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고는 현재 전국에 20개가 운영되고 있다. 과학고는 영재학교와 달리 광역모집을 실시하며, 대부분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을 진행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면접은 방문면담과 소집면접으로 나누어 실시되며, 방문 면담은 제출 서류 확인 등을 주 목적으로 실시한다. 방문 면담 이후 서류 평가 결과와 합산해 소집 면접 대상자를 발표하는데, 소집 면접에서는 학생의 수학, 과학적 사고력, 흥미와 더불어 창의성 등을 평가한다. 교과지식 또는 교외 활동을 묻는 형태의 질문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학생이 제출한 내용 중 검증이 필요한 경우 묻는 경우가 있는데, 학생들이 이를 ‘올림피아드 경험’이나 ‘수학, 과학 질문’을 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각 학교에서는 매년 입학전형을 실시한 후 ‘신입생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해당 내용을 참고하면 면접 시 어떤 내용을 질문하는지에 대한 사항을 참고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모든 학교는 아니지만 일부 과학고의 경우 기출문제 등을 공개해 학생들이 면접 준비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년도 기출문제들을 살펴보면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과학적 원리 등을 활용한 문제가 출제됨을 알 수 있다”라며, “그러한 내용은 단기적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준비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생활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원리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는 등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한 학생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과고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일상생활을 비롯한 소설, 영화 속 현상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이며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