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침이슬의 가사를 썼을 때 가사가 ‘그의 시련’이었는데 작업이 막혀 ‘나의 시련’으로 바꾸니까 작업이 잘 됐다”
13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출연해 저항가요의 상징인 ‘아침이슬’을 만들게 된 과정을 이야기했다.
김민기 대표는 “가사를 쓰는데 처음에 ‘그의 시련’이었다. 작업이 막히다 ‘나의 시련’으로 바꾸니까 작업이 진행됐다. ‘그의’에서 ‘나의’의 자리바꿈이 젊은이들에게 많이 먹혀든 듯 하다”고 말했다.
또 ‘태양은 묘지위에’라는 가사에 대해서는 “당시 우이동으로 이사가 반지하 방을 개인 작업실로 쓸 때 야산과 무덤이 있던 곳이어서 보이니까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석희 앵커가 “그것 때문에 금지곡이 됐고, 개사를 해야 됐는데”라고 이야기하자 “웃기는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저항가요의 상징이 된 ‘아침이슬’ 때문에 부담감은 없냐는 질문에는 “옛날이야기고 한 50년, 그동안 떠나 있었고, 87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것을 봤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부르니까. 당시 나도 그 군중 속에 있던 한사람이었는데 알아보는 사람은 없지만 절절하게 부르니까 고개를 들 수 없더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곡 ‘철망 앞에서’에 대해서는 “노래를 잊고 살다가 88올림픽 기념으로 남북 공연단 교류 같은게 있었는데 당시 군사정부, 노태우 정부인 89년이었는데 남쪽 공연단을 구성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대의니까 진행을 하다 구성을 짜다보니 엔딩곡이 필요해서 만든 곡이다”라고 말했다.
‘늙은 군인의 노래’와 관련해서는 “그건 군가라고 할 수 없는 게 드럼만 들어간 것이지 내용은 군인의 넋두리다. 내가 전방에서 군생활을 할 때 부대 상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해서 그 이야기로 만든 건데 퍼져나가니까 군 사기저하라고 금지했다. 지난 현충일에 최백호씨가 부르는 것을 봤는데 국군의 날에는 안 맞고, 현충일이니까 맞았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광주민주화운동과의 인연도 이야기했는데 김 대표는 “80년 광주 때 뉴스에 나가는 장면인데 계엄군이 부르면서 지나가는 게 살짝 들렸다. 그런다 바로 다음 장면에 시위대가 투사의 노래로 부르고 있더라. 방송국 사람들도 몰랐을 텐데 내 노래라 들렸다. 그때 ‘노래라는 것이 묘한거구나’라는 걸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늙은 군인의 노래는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길 어언 30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하느냐, 나 죽어 이 흙 속에 묻히면 그만이지’라는 가사이다.
김 대표는 세월호 참사곡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한데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전에 만든 노래도 기획하거나 의도를 갖고 만든 것이 아니다. 어떤 의도로, 가슴 아픈 일이지만 내가 작업하는 문법과는 맞지 않는 듯해서 거절했다. 다만 고등학교 때 만든 노래가 세월호 장면을 보면서 떠올라 그래서 그걸 쓰라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