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한림대학교 일송생명과학연구소 김윤중 교수가 10월 5일부터 9일까지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파킨슨병-이상운동질학회(The International Parkinson and Movement Disorder Society)에서 한 해에 단 한명에게만 주어지는 '최고 연구자상'을 국내 최초로 수상한다.
세계 파킨슨병 석학들과 겨루어 국내 연구자 최초로 국제적으로도 정상의 연구자로 인정받은 결과다.
김윤중 교수(공동교신저자 한림대학교 융합소프트웨어학과 윤지희 교수) 논문은 국제파킨슨병-이상운동질환학회 공식학술지 Movement Disorder(분야별 상위 5.6%, impact factor=8.324)에 2017년도 발표한 '파킨슨병 환자의 중뇌에서 유전성 파킨슨증을 유발하는 원인유전자의 조절장애(Dysregulation of the Causative Genes for Hereditary Parkinsonism in the Midbrain in Parkinson's Disease)' 연구다. 이 연구는 임상신경학과 생물정보학(시스템생물학)의 융합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발병과 관련된 유전자 네트워크를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김윤중·윤지희 교수 연구는 부검한 속발성 파킨슨병 환자의 뇌조직 유전체 데이터를 미국립보건원으로부터 분양 받아 분석한 결과다.
그동안 유전성 퇴행성신경질환은 세포생존에 절대적 기능을 담당하는 단일유전자의 기능장애가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비유전성 속발성 파킨슨병은 단일유전자 기능장애로 설명할 수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파킨슨병 발병에는 다수유전자(유전체)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이해하고 있다. 김윤중 교수는 이를 '파킨슨병 발병 원인유전자 네트워크'라고 판단하고 이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 이전에는 전형적인 파킨슨병 증상을 보이지 않고, 일부 유사한 임상양상을 보이는 파킨슨증을 수반하는 유전성 퇴행성뇌질환은 파킨슨병과는 다른 별도의 질환으로 보고 이들 질환의 원인유전자는 속발성 파킨슨병 발병과는 무관하다고 간주했다.
하지만 김윤중 교수는 파킨슨증을 수반하는 유전성 퇴행성뇌질환 원인유전자의 유전체(전사체, RNA)를 속발성 파킨슨병 환자의 뇌조직에서 분석해 이들 유전자들의 발현이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통해 이들 유전성 파킨슨증을 수반하는 퇴행성뇌질환 원인유전자들이 속발성 파킨슨병 발병과 관련된 '파킨슨병 유전자 네트워크'이며 이 네트워크 장애가 파킨슨병 병인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경세포가 정상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유전자들이 고유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신경세포 내 유전자들은 사회조직과 그 구성원의 관계와 유사하다. 마치 사회조직 구성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 조직의 기능장애는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와해될 수 있는 것처럼 다수의 유전자에서 각기 고유한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신경세포의 기능장애나 사멸이 초래된다. 이와 같이 김윤중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신경세포의 기능장애 및 사멸과정과 관련된 다수의 유전자의 집합체 '파킨슨병 발병 원인유전자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것과 이 유전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개별 유전자들이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김윤중 교수는 "파킨슨병 분야에 가장 공신력 있는 국제학회에서 국내 연구자 최초로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번 연구가 궁극적으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밑거름이 되고, 국내에서 파킨슨병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융합연구의 지원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파킨슨병-이상운동질환학회는 파킨슨병 분야의 가장 공신력 있는 학회로 세계 유수의 파킨슨병 석학들의 활발한 소통과 최신지견을 교류하는 장으로 명성이 높다. 김윤중 교수의 수상소감 및 인터뷰는 공식학술지 Movement Disorder(운동장애) 10월호에 실린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지원사업(SGER) 지원으로 수행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