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잘나가는데…맥못추는 국내 증시

미국은 잘나가는데…맥못추는 국내 증시

기사승인 2018-10-06 03:00:00

미국과 한국의 증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증시는 미국 경제의 호황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실적 호조로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외생적인 이유와 더불어 반도체‧바이오 업종의 부진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 말 2566.46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말 2343.07로 떨어졌다. 연초 대비 8.7% 정도 떨어진 셈이다. 코스닥 지수 또한 지난 1월 말 913.57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말 822.27로 하락했다. 연초 보다 9.9% 정도 하락한 것.

거래대금(매도+매수) 자체도 올해 초보다 줄었다. 지난 1월 696조1683억원이었던 투자자(개인+외국인+기관)의 거래대금은 지난달 366조6680억원으로 2배 가까이 감소했다. 추석 연휴 기간을 고려해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비교하면 올해 1월(31조6440억원) 대비 지난달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21조5687억원)은 1.4배 가량 줄었다.

업계는 여러 가지 요인이 동시에 코스피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 통화정책 등과 같은 단일 변수는 물론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대형주 약세 요인), 디램(DRAM) 가격 하락에 따른 반도체 주가 하락 등을 꼽았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5조7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4조421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올들어 각각 약 14%, 11%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날(5일) 영업이익 17조원 돌파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내놓으며 주목받았지만 코스피 상승을 이끌지는 못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과 같은 4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이 떨어진 이유로는 제약‧바이오(건강관리 업종) 관련주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코스닥은 바이오 산업이 주로 포진해 있는 것.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닥에 상장된 업종을 10개로 나눴을 경우 건강관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9.5%로 IT업종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26개로 분류했을 경우(29.5%)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건강관리 업종 지수는 지난 1월 말 1692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말 1503.33로 떨어졌다. 연초 대비 약 11% 정도 떨어진 셈이다.

하락세인 코스닥과 달리 나스닥 지수는 올들어 8.8% 상승했다. 나스닥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실적 좋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상장해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과 차이가 있다. 최근 애플과 아마존은 잇달아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1조달러는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 명목 국내 총생산(GDP)의 65% 정도에 해당되며, 우리나라 1년 국가예산(약 400조원)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S&P 500 지수 역시 올들어 각각 약 4.3%, 5% 상승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호황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간 환산 기준 4.2% 증가했다. 이는 4년간 최고치다. 3분기 미국 경제 역시 3%를 웃도는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예측기관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3.4%로 상향 조정했다고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뉴욕 주요증시는 미국 경기 호황과 글로벌 기업의 견조한 실적으로 올들어 상승세를 탔다. 반면 한국 증시는 무역분쟁, 달러 강세, 반도체와 바이오 업종 부진 등으로 내림세를 보였다”라면서 “한 가지 요인만이 아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한국 증시 하락을 이끈 만큼 단기간에 증시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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