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속 대구 수달 쓰레기 더미에서 얼굴만 ‘빼꼼’

태풍 속 대구 수달 쓰레기 더미에서 얼굴만 ‘빼꼼’

기사승인 2018-10-08 13:44:20


대구 신천에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 수달이 태풍 ‘콩레이’로 불어난 하천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누리꾼들은 수달의 보금자리는 물론 생사여부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 6일 페이스북에는 콩레이가 몰고 온 폭우로 인해 상류에서 떠내려 온 각종 생활쓰레기 더미 속에서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달의 모습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은 “(동구)화랑교 인근 물가로 피신한 수달”이라며 “이 친구에겐 여기가 삶의 터전인데 마음이 아프다”고 수달을 걱정했다. 이어 “쓰레기 버린 사람들 진짜 반성하시길”이라고 했다.

사진 속 수달은 하천에서 떠내려가는 쓰레기와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만 배꼼히 내밀고 있다. 다른 사진에서는 나뭇가지 위로 올라와 불어난 강물을 바라보기도 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신천으로 유입된 엄청난 쓰레기에 불법 투기를 비난하고 수달의 안전한 피신을 희망했다.

한 누리꾼은 “수달은 깨끗한 곳에서만 산다고 하는데 걱정이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우리가 봤던 수달이 저 수달인거 같은데 너무 불쌍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혹시 가족들도 잃어버린 거 아니냐”는 댓글과 “얼마 전에 팔거천에서 수달 봤는데, 혹시 그 수달이 저기까지 떠내려 간건 아닌가”는 글도 올라왔다.

특히 한 누리꾼의 “대구에 수달이 산다고해도 믿지 않았는데 이런 사진으로 만나서 너무 안타깝다. 제발 살아있어 달라”는 댓글에는 많은 ‘좋아요’를 받기도 했다. 

누리꾼의 걱정과는 달리 수달은 안전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이 불어나면 수달은 자신의 서식지 인근 산이나 작은 하천으로 피신한다”며 “이번 태풍으로 쓰레기들이 모두 떠내려 가, 오히려 지금의 신천은 깨끗해졌다. 날이 좋아졌으니 피신했던 수달들이 곧 자신이 살던 보금자리로 내려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해 수달 캐릭터를 활용한 스마트폰 메신저 이모티콘을 제작, 배포한데 이어 올해 초에도 2차로 수달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또 수달 보호를 위해 ‘수달 행동생태 및 보호전략 연구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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