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공석인 DGB대구은행장 후임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 겸직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둬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10일 DGB혁신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은행장 겸직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요청이 있다면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장 후보 면접에서 주장했듯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는 DGB금융그룹 조직 특성이나 규모로 봤을 때 맞지 않다”며 “다른 금융권 사례를 살펴봐도 회장과 은행장의 불협화음으로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4월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가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과 상반된 것이어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회장·은행장 분리와 관련해)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현재로선 회장 업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과분하다. 다만,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은행장으로 적합한 후보가 없어 장기간 공석에 따른 대안으로 이사회가 겸직을 요청하다면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은행장 자격요건은 금융권 임원 경력 5년 이상으로 마케팅과 경영관리 등 2개 분야의 임원을 지내고, 지주사 또는 타 금융사 임원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면 현직 가운데는 은행장 후보자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인물은 없고 지난해 연말 퇴직한 임원과 자회사 임원을 통틀어 5명 정도로 압축된다. 문제는 이들 중 일부는 채용비리 및 수성구청 펀드손실보전 의혹에 연루돼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최근 주력 자회사인 대구은행 사외이사진과 마찰을 빚고 있는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대해 김 회장은 “서로 이견을 좁혀 가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투명성과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꼭 필요한 만큼 원만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선진화방안은 오는 19일 열리는 지주 이사회 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