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의약품과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기반을 갖추는 등의 목적을 위해 설립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이하, 희귀의약품센터)가 환자의 약값 일부를 관리운영비로 사용하고, 냉장보관을 해야 할 약제 대부분을 택배 등의 방법으로 배송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5일 희귀의약품센터의 관리문제를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환자가 지불한 약값보다 저렴한 가격에 약을 구매해 차익 66억5500만원 중 64.2%인 44억200만원을 인건비나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해왔다.

더구나 지난 2년8개월 동안에는 냉장보관 해야 할 의약품 1만557개 중 89.7%에 해당하는 의약품 9470개, 약 173억7970만원어치를 변질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센터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받고 아이스박스에 포장해 일반 택배나 오토바이로 배송했다.

여기에는 백신과 같이 별질될 우려가 높아 온도와 습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하는 생물학적 제재도 3666건 약 48억7582만원어치가 배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에서 환자를 직접 방문해 전달한 건은 1087건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정춘숙 의원은 “환자가 약값으로 지불한 비용은 사실상 환자의 돈인데, 센터가 대행업무를 하면서 싸게 의약품을 샀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관리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차액을 환자에게 돌려주거나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해 공익목적으로 소중한 곳에 사용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배송관련 해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을 단지 아이스박스에 포장해 택배나 퀵 배송을 하는 것은 환자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센터가 할 수 없다면 전문의약품 도매상에 외주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