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편지에 ‘아빠 미소’ 지은 파출소 경찰관들

여고생 편지에 ‘아빠 미소’ 지은 파출소 경찰관들

기사승인 2018-10-25 13:54:22

“밤낮 없이 고생하는 경찰관 아저씨들 덕분에 밤길이 무섭지 않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찰관 덕분에 외진 하굣길이 무섭지 않다는 여고생의 손편지 한 장이 작은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경북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는 ‘경산 진량 어느 고등학생의 따뜻한 손편지’라며 핑크색 편지 한 장이 올라왔다.

편지와 진량파출소 등에 따르면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살고 있는 한 여고생의 편지다.

“저는 학교가 멀어서 해뜨기 전 새벽에 나와서 어두운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이른 새벽에도 파출소에는 불이 켜져 있더라구요. 그건 밤새 근무하신다는 의미잖아요.”

편지를 쓴 익명의 여고생은 마을 앞에 큰 도로와 아파트 단지가 있어도 자신의 집으로 가는 길은 외지고 가로등마저 드물어 늦은 밤 혼자 다니기엔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여고생은 집 근처에 언제나 불빛이 환한 파출소가 있어 마음이 놓여 늦은 밤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언제나 든든하다고 덧붙여다. 

편지에는 “밤새 근무하시면 몸이 많이 상하고 피곤할 텐데도 매일 매일 안전하게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최근 날씨가 추워졌는데 혹여 감기라도 걸리지 않으실까 걱정부터 앞선다”며 경찰관들의 안부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어 “밤낮 없이 진량을 지켜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제가 밤이나 어두울 때 다니는 걸 무서워하는데 파출소가 집 바로 근처에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며 든든한 마음을 전했다.

이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수줍음 탓인지 그저 편지로만 평소 간직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경북경찰청은 “늦은 밤 파출소 출입문에 몰래 넣고 갔다네요.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경찰관은 정성이 가득담긴 손편지로 힘이 넘칩니다”라며 소녀의 편지를 공개했다.

박태영 진량파출소장은 “사실 출동 현장이건 파출소에서건 서로 큰소리로 자기들의 입장만 내세우기 바빠 자칫 시민들이 경찰관을 무시하는 일이 많은데, 소녀의 편지를 읽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만 같았다”면서 “당시 직원들 모두 아빠와 삼촌 미소를 지으며 편지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박태영 소장의 책상에는 소녀의 편지가 훈장처럼 올라가 있다.

경산=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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