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과 ‘여배우 스캔들’ 등의 의혹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찰에 출석했다.
이 지사는 29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지사의 한 시간은 13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며 “이 귀한 시간에 제가 도청을 비우게 돼 도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경찰에서 조사하면 다 밝혀질 일”이라며 “권한을 사적인 용도로 이용하지 않았다.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았기에 ‘사필귀정’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일부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인사들로부터 탈당을 제안받았다는 설에 대해 “당은 국민의 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나가라고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 지사 관련 의혹 사건에 변호사 출신 경찰관 4명이 포함된 전담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 측과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고됐다.
이 지사는 각종 의혹과 관련 고발을 당한 상황이다. 친형인 고(故) 이재선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바른미래당은 이 지사가 경기 성남시장 재임 시절 권한을 남용해 고 이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방선거 기간 방송토론 등에서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으로 이 지사를 고발했다.
반면 이 지사는 전날인 28일 오후 자신의 SNS에 고 이씨 관련 의혹이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이 지사는 “터무니없는 압수수색까지 당하고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몇 차례 검토됐던 사건이다. 그때도 경찰은 이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고인 겁박, 수시기밀 유출 의혹, 압수수색영장 신청서 허위작성, 사건 왜곡 조작 시도, 망신 주기 언론플레이. 저에 대한 수사만 보면 과연 경찰이 촛불 정부의 경찰 맞는가 싶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실히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고 이씨의 병원 입원 기록 요약 메모, 구급증명서, 전문의 평가 의견서 등의 강제입원 의혹에 대한 반박자료도 첨부됐다.
여배우 스캔들도 의혹의 한 축이다. 이 지사는 지난 2010년 배우 김부선씨와 불륜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당 의혹은 재점화됐다. 이 지사는 방송토론 등에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곧 증인”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과 김씨는 각각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
이 지사는 이외에도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여러 기업이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 이상을 지불하도록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 혐의와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공표’, ‘일간베스트 저장소 가입 및 검사사칭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현직 광역단체장이 수사당국에 출석해 수사를 받는 것은 김경수 경남지사에 이어 두 번째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