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모니터링 중계 사이트 등을 해킹해 IP 카메라(인터넷에 연결돼 원격 모니터가 가능한 카메라)로 타인의 사생활을 훔쳐보거나 녹화한 남성 10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1일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레법 위반 혐의로 황모(45)씨 등 10명의 남성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직업이 없거나 웹프로그래머 등 평범한 직장인들로 알려졌다. 연령대는 20~50대로 다양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1명도 포함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9월 반려동물 모니터링 IP 카메라 1만2215대의 ID와 비밀번호 등을 해킹해 이가운데 264대에 무단 접속해 사생활을 훔쳐보고 관련 영상물을 저장한 혐의를 받는다.
황씨와 같은 혐의를 받는 이모(33)씨 등 9명은 지난 2014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정집 등에 설치된 IP 카메라 접속 정보를 알아낸 뒤 4912대의 IP카메라에 3만9706회 무단접속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온라인에 떠도는 IP 카메라 계정 정보를 수집하거나 해킹프로그램을 사용, 무단접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저장한 타인의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은 2만7328개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IP 카메라 제품 구매 당시 설정된 기본 계정이나 초기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한 이들이 범죄에 주로 노출됐다”며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고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압수된 영상물을 전량 폐기 조치하고 해당 영상물이 온라인에 유포됐는지를 수사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