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은 다양한 전형요소를 가지고 있는 수시와 달리, 정시는 수능 성적만을 활용하므로 대학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마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서로 다른 수능 지표를 활용하며, 영역별 반영 비율과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 반영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차이점을 공략하는 것이 성취한 수능 점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수능 활용 지표=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표시되지 않는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으로 학생의 성적을 알려주는데 대학은 이를 서로 다르게 활용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를 사용해(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 제외) 학생의 성적을 재 산출하는데, 표준점수는 백분위에 비해 촘촘한 분포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표준점수 상으로는 1점의 차이라고 하더라도 백분위로는 차이가 없거나 크게 벌어지는 구간이 생긴다.
일례로 2018학년도 수학(가)형 원점수 96점을 받은 학생의 표준점수는 126점, 백분위는 99였고, 원점수 93점을 받은 학생의 표준점수는 124점이었으나 백분위는 99로 동일했다. 반대로 생활과 윤리 원점수 47점을 받은 학생은 표준점수 61점, 백분위는 88이었으나 원점수 46점인 학생의 표준점수는 60점, 백분위는 82로 표준점수에 비해 백분위의 차이가 컸다. 따라서 어떤 지표를 활용하는지에 따라 대학간 유불리가 커진다. 상위권 대학은 대체로 국어와 수학은 표준점수,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 탐구영역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해 학생의 성적을 재산출한다.
반면 국민대, 단국대, 성신여대 등은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모두 백분위를 사용하며 상명대, 홍익대와 같은 일부 사립대학 그리고 공주교대, 서울교대와 같은 일부 교대와 충남대, 충북대와 같은 일부 지방거점국립대학의 경우에는 표준점수만을 활용한다.
◇영어 반영 방법= 지난해부터 절대 평가로 변한 영어의 반영 방법은 대학마다 차이가 크다. 영어도 국어, 수학, 탐구 영역처럼 일정 비율로서 반영해 재계산하는 대학이 대다수이지만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와 같은 상위권 일부 대학의 경우에는 타 영역으로 총점을 계산한 후 영어 등급에 따른 점수를 가산 또는 감산한다.
서울대는 1등급과 5등급의 차이가 2점에 불과할 정도로 가, 감산하는 대학의 실질적인 영어 영향력은 낮은 편이다. 반대로 영어 반영 비율이 타 대학에 비해 높은 대학도 있다. 삼육대 전 모집단위와 성신여대 자연계열 일부 학과의 경우에는 수능 영역 중 3개 영역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영어를 높은 비율로 활용할 수 있다. 또 4개 영역을 모두 활용하는 경우에는 서울여대 인문계열, 성신여대 일부 학과가 영어 반영 비율이 30%로 높은 편이다. 영어 반영 방법에는 또 한 가지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등급간 점수 차이다. 1등급에 100점을 부여하는 대학의 점수차이를 보면 연세대와 숙명여대의 경우에는 1등급과 2등급의 차이가 5점이지만, 서강대는 1등급과 2등급의 차이가 1점, 성균관대(자연)과 한양대(자연)의 경우에는 동일 등급간 차이가 2점에 불과하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많은 대학들이 국어, 수학, 영어, 탐구의 4개 영역 성적을 활용한다. 하지만 각 영역의 반영 비율이 같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성취한 성적에 따라 지원 가능한 학교 군을 설정하고, 해당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서강대와 성균관대, 한양대를 비교하면 탐구영역의 반영 비율은 성균관대(자연) 35%, 한양대(자연) 35%, 한양대(인문) 30%, 성균관대(인문) 20%, 서강대(인문,자연) 18.75% 순으로 높다. 수학 반영 비율은 서강대(인문,자연) 46.875%, 성균관대(인문,자연) 40%, 한양대(자연) 35%, 한양대(인문) 30% 순이다. 이런 반영 비율의 차이로 인해 탐구의 성적이 수학에 비해 뛰어나다면 한양대 반영방법이, 그 반대라면 서강대의 반영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성취한 수능 점수에 따라 대학별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 그러므로 정시 지원 시에는 단순히 수능 총점이나 백분위 평균을 계산해 정시 지원 전략을 짜기 보다 대학별 점수를 산출해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