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가 또 다시 기승이다. 청명했던 가을하늘이 또다시 흐려지고 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오늘(6일) 국내외에서 발생하거나 유입된 대기오염물질의 영향을 받아 초미세먼지 농도가 수도권과 충청도, 전라도를 중심으로 ‘나쁨’ 단계로 악화됐다.
전북과 충남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경상도와 제주도도 ‘한때 나쁨’ 단계로 예보됐다. 강원지역만 ‘보통’ 단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내일(7일)은 대기 순환이 다소 원활해져 전국이 오전에는 ‘한때 나쁨’, 오후에는 ‘보통’ 단계를 보일 것이라고 전해졌다.
문제는 초미세먼지 입자가 임산부의 폐를 거쳐 태반으로 이동해 태아에게 유입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 영국 런전 퀸메리대 의대 연구팀에 의해 밝혀지는 등 유해성이 심각하다는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초미세먼지에 보다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치매까지 유발하는 초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 중금속과 여러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더구나 호흡기로 흡입될 경우 폐포와 혈관을 통해 전신을 순환해 치매나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알레르기질환의 발병이나 증상악화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남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교수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조사결과 2014년 전 세계에서 약 700만명이 미세먼지로 사망했다. 폐나 기관지에 고착돼 배출되지 않아 암이나 폐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들이 직접 폐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면역 관련 세포들 작용으로 호흡기계 손상이 올 수 있다. 전신에 확산돼 심혈관계, 뇌신경계 등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천식이나 COPD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급성악화로 갑자기 숨이 차고 산소부족으로 위험해지는 사람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 답답해도 마스크가 ‘답’
결국 초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부득이 바깥 출입을 해야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 초미세먼지 흡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스크는 성능에 따라 KF(Korea Filter) 80, 94, 99 등으로 표기돼 판매된다. KF 80이란 직경 0.6㎛의 미세먼지를 80%이상 거를 수 있으며, KF 94는 직경 0.4㎛의 미세먼지를 94%이상 거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착용방법은 가능하면 얼굴을 충분히 가리고 압착을 통해 외부에서의 직접적인 공기유입이 이뤄지지 않도록 막도록 해야 한다. 특히 코와 턱, 볼 주변으로 마스크가 들떠 공간이 벌어지는 것은 최대한 차단해야한다.
최근 패션이라며 코를 외부로 내놓고 입만을 가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호흡이 갑갑할 경우 착용을 꺼리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최대한 착용감이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를 쓰는 것과 함께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먼지를 잘 흡착해 배출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글이나 양치질,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도 도움이 된다. 귀가 시 옷이나 가방 등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 때 바람을 등져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