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A병원에서 의사 3명이 연이어 오진을 하며 8세 아동이 결과적으로 사망에 이른 사건이 보건의료계 내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으로 번졌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이하 한의협)은 총파업을 결의한 의료계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한의협은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가 11일 서울시청 맞은 편 덕수궁 대한문광장과 청와대 앞 효자치안센터 거리에서 진행한 집회와 그 배경에 대해 ‘비윤리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라며 의사 중심의 의료독점 철폐와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한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심각한 오진으로 환자를 사망케 한 의사들을 구속한 것이 부당하다며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의료를 멈춰야한다며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은 독불장군식 태도라는 지적이다.
한의협은 “지금까지 양의계는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정책, 제도가 거론되면 전가의 보도인양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어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했다. 특히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사법부의 준엄한 판결마저 무시한 채 무작정 거리로 뛰쳐나와 목소리만 높이는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줘 여론의 비난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잇따른 대리수술과 각종 리베이트, 의료인의 성희롱과 향정신성의약품 불법사용 등 중차대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스스로 관대하며 수술실 CCTV 설치를 주장하는 환자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합리적 제안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반대한다”며 “모순되고 이중적인 모습에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한의협은 “스스로의 과오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반성, 재발방지책을 촉구한 한의계의 충고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악의적으로 폄훼하며 자신들의 의료독점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총파업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양의계의 잘못된 관행에 더 이상 끌려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모든 것이 양의계에 부여된 기형적 의료독점권에 기인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소중한 건강권을 좌우하려는 어처구니없는 갑질 행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경종을 울려야한다”면서 치과계와 간호계, 약계와 환자·시민단체와 연대해 새로운 보건의료체계 구축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양의계 의료독점을 타파하자고 요청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