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그깟 수능 결과에 울고 웃지 말자

100세 시대, 그깟 수능 결과에 울고 웃지 말자

기사승인 2018-11-15 15:29:14

수험생에게 지금은 어쩌면 인생의 첫 페이지가 마무리되는 순간일지 모른다. 필자도 24년 전 겨울 시험을 끝낸 해방감에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친구들과 연거푸 들이키던 일이 떠오른다. 이날의 ‘어설픈 일탈’은 다음날 지각과 선생님의 기합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아직 미성년자인 수험생에게 술을 건강에 매우 해로울 것이며 이미 성년이 된 수험생도 이는 마찬가지다. 요는 적당한 선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라는 말이다. 과음은 매우 자주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학 입시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오늘 시험 결과에 누군 웃고, 누군 울지도 모르겠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이 삶의 목표인 냥, 전부인 냥 살아온 나머지 시험 결과에 대해 수험생이 느낄 중압감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결과가 실망스러워도 앞으로의 인생이 성공(혹은 실패)한 것처럼 예단하진 말자. 100세 시대, 시험 결과에 따라 나머지 인생이 결정될 것이라 착각하지 말자.  

살아보니 인생은 야구와 비슷한 것 같다.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도 있고, 이번 시즌 꼴찌 팀이 다음 시즌에서 우승을 할 수도 있다. 성공이 보장된 길처럼 보여도 실패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릴 수 있다. 반대로 도저히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반전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정신과 의사로서, 인생 선배로서, 수험생들이 성공보다 행복을 추구하라고 전하고 싶다. 성공의 기준은 남들이 정해주기 마련이지만, 행복의 기준은 나만이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명예, 사회적 지위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부르는 ‘성공’을 거머쥐었다해도 타인의 기준만을 쫓다보면 정작 자기 자신은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조연 혹은 엑스트라에 머물지 모른다. 남이 만든 기준을 계속 쫓기만 하면서 허둥지둥 사는 삶 말이다. 

안다. 필자의 말이 당장 와 닿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이순간은 그동안 기울인 자신을 안아주자. 오늘 밤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고작 시험 결과 따위에 울고 웃지 말고,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 정동청 원장 eastblue0710@gmail.com

eastblue0710@gmail.com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