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송승헌 “‘송승헌 다시 봤다’ 댓글 충격… 더 다양한 모습 보여줄 것”

[쿠키인터뷰] 송승헌 “‘송승헌 다시 봤다’ 댓글 충격… 더 다양한 모습 보여줄 것”

송승헌 “‘송승헌 다시 봤다’는 댓글에 충격… 더 다양한 모습 보여줄 것”

기사승인 2018-11-17 00:00:00


“배우 송승헌의 이미지가 많이 갇혀 있었다는 걸 느꼈어요. 지금까지 제가 보여준 모습이 어땠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죠.”

배우 송승헌이 달라졌다. 최근 종영한 OCN ‘플레이어’에서 송승헌은 안정감 있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서도 자유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하는 그가 스스로 신이 나는 것을 시청자들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송승헌을 다시 봤다”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단순히 그가 맡은 캐릭터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서울 보광로 한 식당에서 만난 송승헌은 ‘플레이어’에선 그동안 해왔던 연기와 다른 방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힘을 빼고 편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

“‘플레이어’로 응원을 많이 받아서 힘이 됐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힘을 빼고 놀면서 연기한 것 같은데 평가는 그 어떤 작품보다 좋았거든요. 고재현 감독님과는 20년 가까이 친하게 지낸 형 동생 사이에요. 감독님이 평소 놀고 운동할 때 장난치는 것처럼 장난기 많은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셨죠. 대중들이 아는 송승헌 말고 편한 강하리로 가자고요. 감독님을 믿고 그런 면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더니 반응이 좋아서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호평을 넘어 송승헌을 재평가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네티즌의 반응을 지켜본 송승헌도 거기까진 예상 못했다는 눈치다. 거꾸로 대중들이 지금까지 자신을 어떤 배우로 생각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송승헌을 다시 봤다’, ‘송승헌 되게 재밌다’는 댓글을 봤어요. 정말 충격 아닌 충격이었죠. 제가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날 얼마나 재미없게 봤을까 싶었거든요. 복귀작을 찍은 것도 아닌데 ‘새롭다’는 얘기도 많았고요. 그걸 보고 대중들이 보는 내 이미지가 막혀있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내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그랬구나, 앞으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송승헌은 처음 연기를 시작하던 시기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갑자기 아무 준비 없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송승헌과 그 이후는 다르다고 했다. 팬 레터 한 장이 그의 태도를 바꿨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배우로서는 20대~30대 중반의 송승헌은 정말 미성숙했어요. 연기에 대한 재미도 못 느꼈죠.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연기를 시작했거든요.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었고 이게 뭐지 생각하면서 20대가 확 지나갔어요. 남들이 절 좋아해주고 환호해주는데 정작 전 왜 저렇게 할까, 날 놀리는 건가 생각할 정도로 제겐 갑작스러운 일이었어요. 이게 내 직업이구나, 이렇게 밥벌이를 하는구나 하는 마음,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던 시절이었죠. 3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 연기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요. 제 연기를 보고 감동했다는 팬레터의 영향이었어요.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잘하던 연기도 아닌데 그걸 보고 누군가가 감동을 얻고 행복을 느꼈다고 하는 것이 쑥스럽고 감사했거든요. 그때 이후로는 내 직업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되겠다고 느꼈어요. 최근엔 연기하는 게 재밌고 정말 축복받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송승헌만큼 공백기 없이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온 배우도 드물다. 되도록 많은 작품을 찍겠다는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예정이다. 대신 다양한 캐릭터를 오랫동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액션 연기를 펼치는 톰 크루즈의 영향도 크다.

“제가 본받고 싶은 배우는 톰 크루즈예요.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서 뛰어다니는 톰 크루즈의 모습을 보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나이에 아직도 저렇게 액션을 할 수 있고 그걸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문화도 부러워요. 나중에도 액션이나 멜로를 계속 하면서 멋지게 나이 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배우는 나이 드니까 더 멋지다는 얘길 듣고 싶은 게 제 소망이거든요. 오래도록 연기하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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