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 전 대법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양승태 사법부’ 사면초가 되나

박병대 전 대법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양승태 사법부’ 사면초가 되나

기사승인 2018-11-19 11:12:4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 핵심 인물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9일 오전 사법농단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법관으로서 평생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며 “경위를 막론하고 많은 법관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거듭 송구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이 지혜롭게 마무리돼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믿음을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법원행정처는 양 전 대법원장을 위한 것이었냐. 사법행정을 위한 것이었냐’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행위가 사법행정에 포함됐다고 보느냐’ ‘사법농단 행위는 본인 판단에 따른 것이냐’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씀은 수사 과정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답변을 피했다. 

박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지난 2014년 2월부터 지난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행정 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국정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통합진보당(통진당)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법관을 비롯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전직 대법관이 차례대로 소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앞서 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법원 내에서도 양승태 사법부에 대한 성토가 일고 있다. 전국 법관대표들은 같은 날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과 재판업무 개혁 방향을 논의한다. 이날 사법농단 관련 ‘법관 탄핵’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은 지난 12일 “법관 탄핵 안건을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단체들도 양승태 사법부를 향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33개 시민·사회단체는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를 열고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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