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경영체계가 새롭게 정립되면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위기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12일 현대차 부회장단을 해체하고,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전열 재정비를 통해 사업 최적화와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한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을 제외한 6명의 그룹 부회장 가운데 2명(양웅철·권문식)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대거 교체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특히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했으며,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또 박정국 현대케피코 사장을 현대모비스 사장에,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을 현대로템 부회장에, 이건용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전무를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발령했다.

현대·기아차 기획조정2실장인 여수동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으로 발령했다.

신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이,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인 방창섭 부사장, 산학협력 및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는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인 이기상 전무가 각각 내정됐다.

황유노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기아차 R&D 부문에 대한 글로벌 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를 위한 파격 인사도 있었다.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했으며, 조성환 현대오트론 부사장을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부본부장으로 발령했다.

특히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해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전략기술본부의 위상을 강화해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AI 등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인 서보신 부사장을 생산품질담당 사장으로, 공영운 홍보실장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각각 승진, 보임했다.

한편 현재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 여승동 생산품질담당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다. 오창익 현대엔지비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