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에서 3년 만에 총 17개 단지에서 1만2000가구(임대포함)가 공급돼 ‘소비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는 그동안 ‘분양시장의 강자’로 불릴 만큼 수많은 수요자들이 몰린 지역이고, 웃돈도 수억원이나 붙을 만큼 시세 상승이 뚜렷했다.
다만 최근 정부의 규제로 인해 8년간 전매로 묶이게 되면서 단기 시세차익 보다는 실거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때문에 분양가, 학군, 인프라, 교통 조건 등을 유의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1일 모델하우스 문을 연 GS건설의 ‘위례포레자이’는 평균 분양가 1820만원으로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교통 여건, 학교 시설, 인프라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8년 간 전매제한이 제한돼 있어 거래를 통해 시세차익도 한동안 어렵다는 딜레마에 놓여있다.
◇ 저렴한 분양가 ‘로또 아파트’ vs 8년 전매 제한 한계
위례 지구 내 3년만에 첫 분양이자 북위례 첫 분양이다. 공공택지 민간분양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위례지구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위례포레자이의 분양가는 평균 3.3㎡당 1820만원(발코니 확장 및 옵션 제외한 가격)으로 위례신도시 내 시세(3.3㎡당 2238~3331만원)에 비해 저렴하다는 평가다. 같은 지역(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내에서 분양한 아파트 ‘위례신도시 신안인스빌아스트로’의 시세(2923만원)와 비교해도 가격이 싸다.
하남시 학암동 내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만 놓고 판단한다면 당첨만 되면 로또 아파트나 다를 바 없다”며 “이미 위례신도시 내 입주한 아파트는 수억원이 넘은 웃돈이 붙은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4년 하남시 학암동에서 분양한 ‘위례신도시 신안인스빌아스트로’는 분양 당시 가격이 3.3㎡당 1737만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2923만원으로 평당 1200만원 가까이 올랐다. KB국민은행 부동산리브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96㎡ 평균가는 11억7000만원으로 분양 당시 가격(기준층 6억5272만원) 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문제는 이번에 위례신도시 내 공급하는 단지들 대부분은 8년 간 전매 제한으로 묶여있다. 입주 이후에도 약 5~6년 이상 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계약 후 단기간 매도로 이어지는 ‘투기성 차익’은 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공급되는 단지 주택형이 전용면적 95~131㎡으로 구성되는 중대형 상품이기에 환급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이는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닿아있다.
결국 수요자들은 실거주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단지는 무주택자 추첨시 우선배정 비율이 75%에 달한다. 이 지역의 또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8년 간 전매제한으로 거래가 묶여있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닌 단순 투자자들에겐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아파트를 분양 받은 이후 전세를 놓은 임대사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에 따라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등 세제도 강화돼서다.
실거주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해도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위례포레자이가 들어서는 경기도 하남시 위례지구 A3-1BL블록은 지하철 역(5호선 마천역)까지 약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실제 현장을 둘러 본 결과 아파트를 짓는 공사현장 주변 바로 인접한 곳에 언덕이 있고, 위례지구 내에서도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다.
교육여건도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다. 단지 주변으로 학교 부지가 있으나 아직 확정단계가 아니어서다. GS건설 임종승 분양소장은 “근처에 학교 부지가 있지만 교육청에서 언제 개교할지 확정짓지 않은 상황이기에 입주가 되는 시점에서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갈 수 있는 학교는 단지로부터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단지 바로 인접한 곳에 종교시설이 있다. 지역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주변으로 종교시설이 분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쾌적한 숲세권 단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같은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숲세권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GS건설 임종승 분양소장은 “청량산이 바로 뒤에 있어서 쾌적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는 평가다. 임종승 분양소장은 “문의전화만 800통이 올 만큼 관심이 많다. 공공택지 민간 분양이기 때문에 자이 브랜드에 맞게 모든 것들은 설계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내년 대형·중견사 분양 본격화, 소비자 옥석 가리기 치열
내년부터 북위례 지역에 약 1만2000가구(임대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주판알 튕기기’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북위례’가 들어선다. 단지가 위치한 곳은 교통적인 측면에서 ‘위례포레자이’와 비교해 낫다는 평가다. 현장을 살펴 본 결과 5호선 마천역까지 거리는 힐스테이트 북위례가 다소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
또한 계룡건설과 우미건설은 이르면 내년 2월 각각 '위례신도시 리슈빌'과 '위례 우미린 1차' 분양에 나선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역시 내년 상반기에 북위례 분양 시장에 나설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북위례에 1-2, A1-4블록에 분양 예정이다
하남시 학암동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지적인 요소만 놓고 본다면 송파구에 위치한 ‘위례신도시 리슈빌’이 유리한 편이다. 다만 경기도권이 아닌 이상 분양가는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위례포레자이'의 청약 일정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아직 하남시로부터 분양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도면 일부 내용이 건축법령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모델하우스에서 분양 승인이 나지 않아 주택형에 따른 가구별 분양가가 포함된 팸플릿도 제공되지 않았다. 옵션 비용이나 중도금 납부 일정 등도 전혀 나오지 않아 모델하우스를 찾은 수요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