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펜션 사고 전말이 하나 둘 드러나며 ‘인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4일 강릉 경포에 위치한 아라레이크 펜션 건물이 불법으로 증축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강릉펜션사고 수습대책본부’는 이번에 사고가 난 아라레이크 펜션 일부가 불법 증축된 사실을 전날 확인했다. 불법 증축된 시설은 이 건물의 보일러실과 거실 앞에 붙어 있는 2층 높이의 나무 발코니다. 학생들은 펜션에 투숙한 첫날 이 발코니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경찰은 증축 경위, 이번사고와의 연관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불법 증축이 보일러에서 연통이 빠지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을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보일러에서 바깥 공기가 유입되는 급기관 입구가 벌집에 막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급기관이 벌집에 박혀있어, 일정 수준의 산소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마감이 제대로 안 된 연통이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벌집에 의해 급기관이 어느 정도 막혔는지, 이것이 배기통이 어긋나는 데 영향을 끼쳤는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에 의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국과수의 정밀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건축주, 펜션 운영자, 보일러 시공업체 및 가스안전공사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경찰은 지난 2014년 건축 당시 가스보일러에 시공자 명칭이나 상호, 시공자 등록번호, 시공 일시 등의 정보를 표기해야 하는 시공 표지판이 없는데도 가스안전공사가 완성검사를 하면서 ‘적합’ 판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강릉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르면 이날부터 관내 550여 개 농어촌민박에 대한 일제 점검을 하기로 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학생 4명 중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이 상태가 호전돼 이날 퇴원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 받는 학생 2명도 외부 신체 자극에 반응하는 등 의식을 회복했다. 다만 장기와 근육 손상으로 퇴원에 이르기까지는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오후 1시12분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서울 은평구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