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원인 진실공방은? 조사단 "EGR 설계결함" vs BMW "설계결함 아냐"

기사승인 2018-12-25 01:00:00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심수 민관합동조사단장이 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MW 차량 화재 원인이 EGR(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설계결함 때문이라는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BMW코리아는 "EGR 쿨러 누수가 화재 원인이라는 점을 변함 없는 사실이자만 설계 결함은 아니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토부와 BMW 화재 관련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BMW 화재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BMW 차량 화재 원인이 'EGR 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에 따른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GR은 디젤 자동차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의 일부를 흡기다기관으로 재순환시키는 장치다.

조사단은 EGR 쿨러에 균열이 생겨 냉각수가 누수되고, 누수된 냉각수가 엔진오일 등과 섞여 EGR 쿨러·흡기다기관에 엉겨 붙어 있다가 섭씨 500℃ 이상 고온의 배기가스가 유입되면서 과열·발화돼 화재로 이어지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BMW가 기존에 밝힌 화재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BMW는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본건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은 EGR 쿨러의 누수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며 "이는 BMW그룹의 기술적 조사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단은 실제 차량 시험 과정에서 EGR 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보일링)을 처음 확인했다고 했다. 조사단은 "보일링 현상이 지속될 경우 EGR 쿨러에 반복적으로 열충격이 가해져 균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에 대해서는 BMW의 소명과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즉, 냉각수 보일링이 EGR 설계결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EGR 설계 당시부터 열용량이 부족하게 설정됐거나, EGR을 열용량보다 과다 사용하도록 소프트웨어 등 장치가 설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BMW는 "흡기다기관 자체에는 설계 결함이 없고 오로지 EGR 쿨러의 누수가 있는 경우에만 손상될 수 있다"며 "이는 EGR 쿨러 누수가 있는 경우에 흡기다기관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토부 의견과 같고, 이미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EGR 쿨러 누수가 확인된 차량에 대해 흡기다기관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단은 BMW가 차량결함을 은폐·축소하고 늑장리콜을 했다고 주장했다. BMW가 당초 올해 7월에야 EGR 결함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BMW는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 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를 구성하고, 문제가 있는 엔진에 대한 설계변경에 들어갔다.

BMW가 2015년 EGR 쿨러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며 1년 뒤에는 EGR 문제로 흡기다기관에 천공(구멍)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까지도 파악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정황이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늑장 리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BMW가 올해 7월 520d 등 차량 10만6000여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면서 같은 문제가 있는 EGR을 사용하는 일부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조사단이 해명을 요구한 뒤에야 올해 9월 118d 등 6만5000여대에 대한 추가리콜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BMW는 "화재의 근본 원인이 확인된 시점에 지체 없이 리콜 조치를 개시했다"며 결함 은폐 및 늑장 리콜 의혹 역시 부인했다.

국토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조사결과를 바탕으로 BMW에 대해 형사고발, 과징금, 추가리콜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