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진 지 보름도 안 돼 비슷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하루에 근로자 2명이, 인천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근무하던 근로자가 숨졌다. 노동계는 관련 당국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은 27일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충남 아산시 둔포면 한 대형 식품회사 공장에 대해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식품회사 공장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8시40분 정규직 직원 A씨(44)가 산업용 로봇에 다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상자를 옮기는 포장라인에서 고장 난 컨베이어 모터를 교환하려다 무인로봇에 압착돼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문을 열면 로봇실에 있는 기계가 서야 하는데 일이 밀리니까 기계를 세우지 않고 센서만 임의로 기계가 작동하게 됐다”며 “A씨가 작업하려는 부분을 정지시켜 놓은 상태에서 수리하다 센서를 실수로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5시13분 충남 예산군 고덕면에서는 자동차부품 도금 공장에서 러시아 국적 동포 근로자 B씨(29)가 비슷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B씨는 6개월 전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그는 제품을 이송시키는 설비와 기둥 사이에 끼여 변을 당했다. 

천안고용노동지청은 사고 직후 현장을 확인하고 역시 해당 작업장에 대해 작업중지토록 했다.

조사 결과 두 사업장 모두 작동 중지 센서가 꺼져 있었거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 남동구 모 쇠파이프 제조업체에서는 지난 24일 오후 11시30분 C씨(46)가 야간작업 중 기계에 어깨와 상반신 일부가 끼는 사고를 당했다. C씨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다음날 오전 결국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정규직 직원 C씨는 동료 1명과 2인1조로 쇠파이프 포장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작동오류가 난 포장기계를 살피던 중 기계가 다시 작동하는 바람에 몸이 낀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당진 모 제조업체에서 폭발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은 뒤 이날 숨진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김용균씨 죽음이 잊히기도 전에 같은 날 충남에서만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더는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관련 당국의 철저한 사고 조사와 안전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