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며 조만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외교부는 3일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 추진에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미 양측은 김 국무위원장 신년사와 최근 트럼프 대통령 각료회의 발언에서 보듯이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과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도 연내 개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같은날 cpbc 가톨릭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며 “오는 2020년 11월3일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올인해야 하고 그렇게 보면 올해밖에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은 상당히 가시권 안에 들었다고 본다”며 “이렇게 보면 1~ 2월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북미정상회담은 양국 정상의 의지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정치적 입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석 뉴욕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는 같은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 조절 언급을 수차례 했었고 북한 문제는 의회와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훌륭한 친서를 받았다”면서 “우리는 또 하나의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이미 한 차례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시아에 엄청난 전쟁이 났을 것이라며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는 북미 협상 회의론을 일축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의 ‘친서 외교’는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김 국무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날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제재완화 등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긴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같은날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국무위원장 신년사를 분석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김 국무위원장 신년사와 관련해 미국에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거나 대북제재 완화를 노리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엄포나 협박이 아니라 간청한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표현 자체가 상당히 완곡하다. 이건 엄포나 협박이 아니라 간청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 주목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AP통신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큰 판돈이 걸린 핵 정상회담을 2019년으로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