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와 관련한 발언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위성호 행장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현직 행장에 대한 배려로 보인다.
조 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 금융권 신년 인사회에서 “진옥동 내정자에 대해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3월 이후 발언하겠다. 지금은 현 행장의 임기가 남아있어 어떠한 발언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임시 이사회 및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내정했다. 올해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위성호 행장을 대신해 진 부사장으로 세대교체에 나선 것.
조 회장은 이에 대해 신년사를 통해 “조직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주고자 작년 말 세대교체를 위한 그룹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능력있는 인재 중용, 외부인재 수혈, 여성리더 육성 등 그룹 차원의 쇄신 노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조 회장의 발언은 위 행장의 중도 하차에 대한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위 행장은 신임 행장이 내정된 직후 일부 언론을 통해 ‘임기 중반에 교체됐다’, ‘당혹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여 이번 인사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임기가 3달 가량 남은 시점에 차기 행장이 조기에 내정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경질설이나 갈등설이 나돌았다.
따라서 조 회장의 발언은 이번 인사에 대해 반발감을 가지고 있는 위 행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위 행장이 신한은행장에서 물러난 이후 내년 3월께 본격화될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직 인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