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독감과 고열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는 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씨가) 독감으로 열이 39도까지 올라 외출이 불가능하다”며 “광주까지 재판받으러 갈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고령인 데다가 열이 심해 밥도 못 드셔서 지난 3일 재판부와 검찰에 유선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재판기일변경 신청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감 때문에 광주까지 갈 수 없을 뿐 재판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씨 재판은 7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해 4월3일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고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이라고 칭하는 등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같은 해 7월12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전씨 측 이송신청과 관할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같은해 8월27일 첫 공판기일이 진행됐으나 전씨 측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를 대며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후 전씨 측은 지난해 9월21일 또다시 재판 관할 이전을 신청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관할 이전을 최종 기각했다.

다음 기일에는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해 전씨를 강제소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