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기간 가이드를 폭행하고 술집 접대부를 요구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사건 당시 대화록이 공개됐다.
7일 MBC ‘뉴스데스크’는 폭행을 당한 가이드가 911에 신고했던 통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녹취록은 지난해 12월23일 오후 6시24분 녹음된 내용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한 적 있냐”는 911 대원의 질문에 가이드는 “누군가 나를 위해 신고했다. 구급차는 필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버스 기사가 옆에서 “구급차가 왜 필요 없냐. 안 된다”며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다”고 만류했다.
또 신고를 말리는 듯한 군의회 관계자 목소리도 포착됐다. 가이드가 침착하게 “누군가 내 얼굴을 때렸다. 안경이 부러졌고 얼굴에 피가 난다”고 설명하자 예천군의회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사과하러 왔어요. 사과하러. 끊어 보세요. 끊고 얘기 좀 하고 통화를 해”라며 다급히 말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박종철 예천군의회 의원을 포함, 군의원 6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달 20~29일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 연수를 다녀왔다. 1인당 442만원씩 총 6188만원의 예산이 들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3일 오후 6시쯤 캐나다 토론토에서 버스로 이동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했다. 당시 박 의원은 술에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의원이 연수 중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데려다 줄 것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예천군의회는 자유한국당 소속 강영구, 김은수, 박종철(부의장), 신동은, 신향순, 이형식(의장), 조동인 군의원 7명과 무소속 권도식, 정창우 군의원 2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경북경찰청과 예천경찰서는 박 의원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