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기초의회, 해외연수로 혈세 축내는데 왜 있어야 하나요?”

[친절한 쿡기자] “기초의회, 해외연수로 혈세 축내는데 왜 있어야 하나요?”

“기초의회, 해외연수로 혈세 축내는데 왜 있어야 하나요?”

기사승인 2019-01-09 00:00:00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분노한 국민 사이에서는 시군구 등 기초의회 의원이 필요하냐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까지 요구해 논란입니다. 군의원 6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해 12월20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문제는 이 일정 중 의원들이 가이드를 상대로 폭행, 모욕을 일삼는 등 갑질을 했다는 점입니다. 술에 취한 박종철 부의장은 현지 가이드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고, 가이드는 안경이 부서지는 등 상해를 입었습니다. 현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죠. 낯뜨거운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원은 “보도를 불러 달라”며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데려다 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고 합니다. 가이드는 “처음에는 농담하시는 줄 알았다”며 황당함을 토로했습니다. 

의원들이 7박10일간 방문한 장소를 보면 더 가관입니다. 3곳의 공식 일정을 빼면 대부분 자유의 여신상, 록펠러 센터, 차이나 타운 등 관광 코스로 채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연수에 들어간 예산은 모두 6100만원 입니다. 국민 혈세로 해외여행을 즐긴 셈입니다. 

지방 의원 해외연수는 매년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7월에 충북지역의 물난리를 뒤로 하고 도의원들이 국외연수를 떠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우로 청주가 수해 복구에 땀을 흘리는 가운데 충청북도 도의원들은 8박10일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해외연수에 나서 비난을 샀습니다. 비판 여론이 일자 김학철 당시 도의원은 ‘국민이 레밍 같다’는 발언을 해 공분을 샀죠.

실태가 이러한데, 엉터리 해외연수를 계속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의원들의 해외 연수는 지난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율화 되기 전 선진 문물을 견학하고 탐방한다는 취지로 장려됐습니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지금은 이 제도가 꼭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예천군의회 사태의 불똥은 급기야 기초의회 의원의 존재 의의까지 튀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초자치단체 선거 없애고 임명직으로 바꿔 주세요’ ‘기초자치단체 폐지를 제한합니다’ 등의 청원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청원자는 “기초단체장, 기초지방의회의원들의 꼴불견과 망언들이 뉴스를 타고 오른다”며 “전국 기초의회 의원 연봉만 1304억원이다. 기초의회를 폐지해 혈세를 아끼자”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국민은 “지방자치 및 민주화를 명분으로 출범한 기초의회지만 최근 예천군의회 사건과 같이 시정이나 군정에 민의를 반영하고 감시하는 순기능보다 자질이 떨어지는 기초의원으로 인한 역기능이 훨씬 부각되고 있다”며 “기초의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고 꼬집었죠.

갑질, 외유성 해외연수가 뉴스에 오르내릴수록 지방의회 의원들은 국민에게 ‘혈세 축내는 집단’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국민청원이 올라왔다고 해서 기초자치단체 선거가 없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제 의원들의 방만함에 분노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행동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팔을 걷어붙이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감시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 선출직 지방 공직자를 해임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 문턱도 낮아졌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지방 의원들은 너무 늦기 전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관행처럼 다니던 때가 지났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요.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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