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 고객을 확보한 KB국민은행에서 8일 노조의 총파업이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노조의 파업에 앞서 고객들에게 정상 영업을 약속했다.
경영진 54명은 이러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총파업 직전에 정상 영업이 불가능할 경우 일괄 사직하겠다는 사의도 표했다. 정부 당국인 금융위원회는 KB국민은행의 파업은 ‘부분 파업’ 이라며 모든 영업점이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B국민은행의 약속과 당국의 평가가 올바르게 수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날 KB국민은행 점포를 직접 방문했다.
먼저 방문한 곳은 이날 노조가 총파업 실시를 선언한 잠실 학생체육관에 인접한 아시아선수촌 지점이었다. 아파트단지 가운데 상가 건물 2층에 위치한 선수촌 지점은 오후 1시경 개점 상태였다.
다만 점포 내부에는 은행원이 안내와 창구를 포함해 단 2명에 불과했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안내 직원은 방문 목적을 질문했고, 카드 재발급을 요청하자 “현재 지점에서는 단순 입출금 서비스만 제공한다. 카드 재발급을 위해서는 인근 새내역 지점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KB국민은행 본점에 문의 결과 이날 전국 1058개 모든 영업점을 오픈하지만 인력부족에 따라 일부 업무는 거점점포에서만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설명했다. 입출금 업무는 ATM기기에서도 처리가 가능한 만큼 총 1058개 중 거점 점포 411개점을 제외한 647개 점포가 사실상 문을 닫은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였다.
점포에서 단순 입출금 업무만 가능하다는 내용이 1층에 안내되지 않은 점에 불만을 토로하며 새내역 지점으로 발걸음을 때었다. 지도 앱을 이용해 새내역 근처에 신천역 지점과 잠실엘스 지점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무작정 새내역 근처로 이동했다. 지도 앱에 새내역 지점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행히 20분을 걸어 도착한 신천역 지점이 새내역 지점이었다. 새내역 지점은 입구부터 파업 안내문과 사과문이 충실히 부착되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선수촌 지점과 같이 본사에서 파견 나온 것으로 보이는 직원이 방문 목적을 물어보고 대기표를 발급해 줬다.
대기인원은 창구에 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상황에서 1명에 불과했다. 창구 직원을 마주한 후 카드 재발급을 요청했고 해당 직원은 다소 서투른 모습을 보였지만 꼼꼼한 카드 발급 안내와 함께 무리 없이 카드 재발급 업무를 처리했다.
창구 직원에게 “새내역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냐”고 질문하자 직원은 “아니다, 다른 곳에서 파견왔다”며 지원 인력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인원이 적었지만 많은 고객이 방문하지 않아 창구가 한산했다”며 “파업에 대한 홍보가 잘 돼 고객들이 창구 방문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 재발급 신청에 이날 총 1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선수촌 지점 방문이 없었다면 평소 은행 창구 이용과 별다른 차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당 점포를 한 시간 정도 더 지켜본 결과 대기인원은 1~2명 선에 그쳤다. 혼잡하거나 혼란한 모습은 없었다. 대부분의 방문 고객은 창구보다 ATM기기를 이용하기 위한 고객들 이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날 일부 점포의 영업 차질로 발생한 고객 불편을 무마하기 위해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 면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