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상화 논란 인 ‘언더 더 씨’ 작가·출판사, 결국 사과

성 대상화 논란 인 ‘언더 더 씨’ 작가·출판사, 결국 사과

기사승인 2019-01-10 09:36:32

세월호 참사 피해 여고생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이 인 소설 ‘언더 더 씨’의 작가 강동수와 출판사 호밀밭출판사가 결국 사과했다.

강 작가는 지난 9일 호밀밭출판사를 통해 “지난 6일 SNS를 통해 내놓은 ‘언더 더 씨’와 관련한 입장문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감정적이었던 데다 적절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됐던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앞서 내놓은 입장문을 철회하겠다”면서 “이번 일로 상처 입고 불쾌감을 느끼셨을 독자님과 네티즌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논란이 된 구절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대해 “집필 당시엔 성적 대상화를 의식적으로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독자님들과 네티즌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젠더 감수성’ 부족의 소치였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향후 ‘젠더 감수성’과 ‘성 평등 의식’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호밀밭 출판사도 “아프게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출판사는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사회구성원들의 사고방식과 관점, 특히 젠더감수성 등도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과 실천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 번 더 새기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언더 더 씨’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여학생 ‘나’가 바다 밑을 유랑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나’가 생전 먹은 자두를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를 자신의 신체와 연관해 표현한 구절을 두고 일각에선 ‘여고생인 피해자를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강 작가는 지난 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어떤 극렬(?) 편향적인 페미니스트 카페 회원들이 문제를 삼았던 모양”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참혹함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여학생의 몸에 대한 묘사를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호밀밭출판사 역시 “지금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런 맥락을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출판사 측은 이에 대해서도 “이번 논란이 특정 성향의 네티즌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작품의 표현에 대한 논란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출판사가 취해야 할 태도로는 적절치 않았음을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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