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해운대 센텀시티 금싸라기 땅 개발 소문에 '큰손 들썩'

[뉴스추적] 해운대 센텀시티 금싸라기 땅 개발 소문에 '큰손 들썩'

기사승인 2019-01-13 15:32:07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금싸라기 땅을 소유한 (주)동원개발 계열사인 신세기건설이 초고층 건축을 조건으로 84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제안받는 등 부지 개발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는 지난해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측에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나, 동원개발 측은 '높이 90m 이상 건축' 조건이 달린 지구단위계획을 감안한 개발이익 극대화 방안을 놓고 선뜻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근거 없는 개발계획이 떠돌면서 수백억원의 밑돈을 마련해 놓고 투자에 참여하려는 큰손들이 나타나는 등 웃지못할 해프닝까지 연출되고 있다.

동원개발 관계사 신세기건설 2014년말 1300억에 매입
現 1600억 호가…홍콩 사모펀드 840억 투자說 '관심 고조'

12일 동원개발 등에 따르면 신세기건설은 지난 2014년 우리저축은행으로부터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 맞은편 1만6100여㎡를 1300억원에 인수했다.

'완벽한 첨단 미래도시'라는 뜻을 담은 센텀시티의 노른자 위에 자리잡고 있어 '센텀의 눈'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이 부지는 지난 2009년 솔로몬그룹이 초호화호텔과 최고급 주거시설(전체 건물의 45% 이하)을 갖춘 111층을 건립키로 하고 건축허가를 받은 곳이다.

하지만 솔로몬그룹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조달하는 데 실패, 주거래은행인 우리저축은행에 부지를 넘겼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관련 건축허가는 취소됐다.

2014년 이 부지를 매입한 동원개발 측은 90m 이상 건축물을 짓도록 한 지구단위계획을 반영해 부산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짓겠다는 의지를 기회있을 때마다 밝혔지만, 4년이 넘도록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동원개발 측이 개발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이곳 부지는 지난 2014년 매입 당시 평당 2660만원선에서 3400만원선까지 호가하면서 1600억원대로, 매입 시점보다 최소 300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공시지가만해도 평당 2600만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센텀시티 마지막 투자처로 판단한 국내외 대형 투자자들이 동원개발 측에 갖가지 개발 방안을 제시하며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홍콩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FRA(First Rock Associates Limited)다. 피에트로 도란 FRA 회장은 지난해 1월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여러 투자처를 물색한 뒤 해운대에서 기자들을 초청, 동원개발 측이 소유하고 있는 해당 부지에 대한 투자 의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이후 잠잠하던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은 지난해말부터 지역 부동산업계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고급 정보'인양 흘러다니고 있다. 실제로 FRA이 동원개발에 정식 제안했다는 문서가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이 문서에는 '한국 및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광범위한 연결을 통해 7억5천만 달러(현재 환율로 8370억원)로 예상되는 프로젝트 자금원을 동원하겠다'는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6성급 호텔 운영사와 투자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주거용 구성 부분으로 분리해 한국 프리미엄 럭서리 '랜드마크'로 프로젝트 브랜딩하겠다는 세부 방안까지 서술돼 있다. 

이 문서에는 제안회사 FRA의 직인이 찍혀있지 않지만, 2018년초 방한했던 FRA 회장의 직접적인 투자 표명 사실이 전해지면서 문서에 적시된 LOI(투자의향서) 내용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서가 점차 퍼지면서 지역 큰손들이 실제로 큰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정황이 포착된다. 부산지역 한 재력가는 "몇달 전 지인으로부터 믿을만하다고 소개받은 사람에게서 구체적인 투자방안을 제안받은 뒤 (부지 매각액 절반 가량)700억원을 밑돈으로 끌어모았으나, 정작 투자를 제안한 사람에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황당해 했다.

동원개발 측은 FRA를 비롯한 큰손들의 투자 관심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러 군데에게서 투자를 제안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세부 내용은 일체 함구하고 있다.

이성휘 동원개발 부사장은 이와 관련, "투자유치보다 자체적으로 개발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경제성을 두고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얘기도) 답변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FRA 등으로부터 제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유자가 신세기건설이라고 선을 그은 뒤) 공식적으로 투자의향서를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며 "다만 이런 저런 사람들로부터 투자 제안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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